제주자연생태공원 이사한 반달가슴곰 4마리
13일 일반인에 첫 공개, 가족 단위 관람객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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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자연생태공원 내 방사장에서 물놀이하는 반달가슴곰들. ⓒ제주의소리

“우와 곰이 돌처럼 둥글둥글하게 생겼어요”

지난해 말 제주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반달가슴곰이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된 13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자연생태공원.

주말을 맞아 반달가슴곰을 보기 위해 찾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입주를 환영한다’는 현수막을 따라 들어서자 1200㎡ 남짓한 원형 방사장과 실내 사육장이 눈에 띄었다.

이곳의 주인은 일곰이, 반달이, 달곰이, 웅이.

2013년생 반달가슴곰 4마리는 지난해 12월15일 경기도 용인의 한 전시 관람용 시설에서 사육을 포기함에 따라 멸종위기종 보호 차원에서 제주에 이사 오게 됐다.

환경부와 사육곰협회, 동물보호단체 등이 2002년 1월 맺은 ‘곰 사육 종식 협약’에 따른 후속 조치다.

제주자연생태공원은 그동안 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 상황과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고 새로운 실내 환경에 적응하도록 안정화 기간을 거쳤다.

지난 3일부터는 실내사육장으로 돌아오는 귀소 훈련, 물놀이, 해먹 등 행동 풍부화, 곰 탈출을 막기 위한 전기 울타리 접근 여부 확인 등 야외 적응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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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자연생태공원에서 반달가슴곰을 구경하는 관람객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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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자연생태공원에서 반달가슴곰을 구경하는 관람객들. ⓒ제주의소리

이날 관람객에게 첫인사를 건넨 반달가슴곰들은 능숙하게 귤을 까먹는가 하면 물에서 첨벙첨벙 노는 모습을 보여줬다.

관람객들은 실내 사육장 건물 위에서 반달가슴곰들을 내려다보며 움직임 하나하나에 감탄사를 쏟아냈다.

우람하면서도 둥그런 몸집의 반달가슴곰이 네 발로 엉금엉금 길 때마다 여기저기서 “귀엽다”는 말이 들려왔다.

움직임 하나하나를 곰곰이 지켜보던 한 아이가 “겨울에도 물속에 들어가다니 추위를 타지 않나요?”하고 묻자, 사육사는 “사람과 똑같이 곰도 추위와 더위를 잘 탄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아이는 “곰돌이 엉덩이가 너무 귀엽다”며 시선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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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된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자연생태공원 내 반달가슴곰. ⓒ제주의소리

어른들도 반달가슴곰이 귀엽기는 마찬가지였다. 강신영씨(38)는 “오늘부터 반달가슴곰이 공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걸음에 달려왔다. 단 음식을 좋아한다고 하니 꿀을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속 곰돌이 캐릭터가 떠올라 너무 사랑스럽다”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강창완 제주자연생태공원 원장은 “사과, 배 등 다양한 과일과 사료를 먹이로 주고 있는데, 제주 감귤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중에서도 귤을 가장 좋아한다. 사육사들이 먹이를 땅에 묻거나 돌 틈에 숨겨놓으면서 무료함을 달래주고 있다. 앞으로도 반달가슴곰들이 아픈 곳 없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야외 적응 훈련이 마무리되는 이날부터 매일 오전 10시~오후 4시 도민과 관광객 등에게 반달가슴곰 보호시설을 무료로 개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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