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개구조물 철거 등 398억원 투입
한천교-제2한천교-용연교 ‘재가설’

기후 변화로 하천범람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제주 한천 복개구간이 30년 만에 철거 수순에 들어간다.

16일 제주시에 따르면 한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과 용연교 확장 사업에 총 398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천 복개구간은 1994년 차량 이동과 주차 편의 등을 이유로 조성된 구조물이다. 용문로터리를 지나 용연계곡으로 이어지는 제2한천교 사이에 왕복 4차선으로 만들어졌다.

반면 통수단면 부족과 기둥 등 복잡한 구조물로 집중호우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급기야 2007년 태풍 나리 내습으로 범람하면서 4명이 숨지고 차량 201대가 침수됐다.

2016년에도 태풍 차바로 하류가 재차 범람하면서 차량 30여 대가 쓸려갔다. 피해가 반복되자 제주시는 2019년 9월 한천 하류를 자연재해위험 개선지구로 지정했다.

당초 2022년 7월 입찰공고를 거쳐 철거를 시작하기로 했다. 반면 2021년 3월부터 시작된 주민설명회가 주차장 확보 문제로 난항을 겪으면서 4년째 설명회만 반복하고 있다.

제주시는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주차장 확보 문제를 조만간 결론 내기로 했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문제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사업구간 인접 건물에 대해서는 균열 여부 등을 조사해 혹시 모를 안전 사고에 대비하기로 했다. 관련 조사가 끝나면 가설교량 설치를 시작으로 공사가 본격화 된다.

제2한천교 북쪽에 가설교량이 설치되면 용연교가 우선 철거된다. 이어 복개구조물 철거와 한천교 재가설 작업이 이뤄진다. 이후 용연교와 제2한천교가 순차적으로 재가설된다.

한천 양쪽에는 차량 이동을 위한 캔틸레버구조물이 도내 최초로 들어선다. 이는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한쪽 벽체에만 고정된 시설이다. 하천 유속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제주시는 캔틸레버구조물 내 교통 통행은 향후 사업 추진위원회와 도로교통공단, 경찰청, 자치경찰 등과 협의를 거쳐 방식을 보다 구체화하기로 했다.

공사 기간 차량 이동은 제한된다. 이에 버스 노선도 일부 조정될 전망이다. 제주시는 시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전 홍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분적이고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주민과 협의를 거쳐 올해 착공하고 2026년 말까지 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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