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구장 없는 제주도, 수요부족-관광객↑ 중장기 전략 필요

제주시 회천파크골프장에서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는 이용객들. 사진=제주시 파크골프장 조성 타당성 및 운영·관리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
제주시 회천파크골프장에서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는 이용객들. 사진=제주시 파크골프장 조성 타당성 및 운영·관리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

늘어나는 파크골프 수요에 맞춰 제주시가 타당성 및 운영관리 방안 연구 용역을 마무리한 결과 2025년까지 8개 파크골프장 총 120홀이 추가로 조성될 전망이다.

제주시는 합리적인 파크골프장 조성과 효율적인 운영관리 계획을 세우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파크골프장 타당성 및 운영관리 방안 연구용역’을 지난달 끝내고 결과를 발표했다.

용역 결과에 따라 제주시는 올해 △아라동 18홀 △회천 18홀→36홀 △구좌읍 상도리 18홀 △노형동 18홀 △외도동 6홀 △조천읍 9홀 등 모두 87홀을 조성할 계획이다. 

오등동 한천저류지 소공원에 조성 중인 ‘아라동 파크골프장’은 올해 4월 개장할 예정이며, ‘회천’과 ‘구좌읍’ 역시 상반기 내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노형동’의 경우 미리내공원에 설치할 예정이며, ‘외도동’은 택지지구 인근 저류지, ‘조천읍’은 조천운동장 둘레에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또 상대적으로 서부지역 파크골프장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따라 2025년까지 애월읍 상가리에 27홀 규모 파크골프장을 신설하고 한림읍에도 6홀짜리 구장을 만들 예정이다. 

제주시 서부권 최대인 27홀 규모로 조성될 예정인 애월읍 파크골프장은 바리메오름 인근 공유지를 활용해 만들어진다. 한림읍은 옹포리사무소 인근 공유지에 지어진다.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시 파크골프장 부족율은 21.5%로 하루 995명이 방문할 때 766명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파크골프장 이용객이 늘어나는 현 추세를 반영하기 힘든 상황이다.

제주지역에서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은 ▲제주시 △회천(18홀) △렛츠런(18홀) △종합운동장간이(9홀) △구좌종합운동장(9홀) ▲서귀포시 △남원수망리(18홀) △월라봉(9홀) △강창학(18홀) △칠십리공원(18홀) 등이다. 

제주특별자치도 파크골프장 현황. 사진=제주시 파크골프장 조성 타당성 및 운영·관리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br>
제주특별자치도 파크골프장 현황. 사진=제주시 파크골프장 조성 타당성 및 운영·관리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
제주특별자치도 행정동별 유형분류 및 파크골프장 계획. 사진=제주시 파크골프장 조성 타당성 및 운영·관리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br>
제주특별자치도 행정동별 유형분류 및 파크골프장 계획. 사진=제주시 파크골프장 조성 타당성 및 운영·관리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

제주시 파크골프 동호인 수는 2017년 1512명에서 2022년까지 4491명으로 집계됐으며, 2023년 추정치는 690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간 연평균 33%씩 늘어난 수치로 올해는 전년 대비 66.4%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2029년까지 해마다 22%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 파크골프장 확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제주시가 파크골프장 조성·확대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용역에 따르면 이는 2026년까지만 수용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초까지 7곳, 126홀을 추가 조성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더불어 용역진은 많은 사람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음에도 제주지역은 구장 수도 적을뿐더러 공인파크골프장으로 인증받은 구장이 없다며 공인구장 조성 전략을 내놨다. 제주와 생태환경이 유사한 강원도의 경우 명품화, 고급화 전략으로 파크골프 전국대회를 개최 중이다. 

강원 화천파크골프장의 경우 54홀 규모로 2021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11만 2000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 절반이 넘는 방문객이 타지역에서 온 것으로 집계되는 등 관광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용역진은 파크골프장을 확장하거나 새로 조성해 수요부족에 대응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전국대회를 열고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는 공인구장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국제대회 유치 수준의 인프라가 구축된 파크골프장 ▲전국대회 및 제주도 대회 유치 수준의 인프라가 구축된 파크골프장 ▲가족 단위 및 동호인단체 간 게임이나 대회를 진행할 수 있는 일반형 파크골프장 등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차별화된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파크골프장 신설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민자 유치가 어려워 국비를 확보해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운영은 각종 인건비와 시설유지보수비용 등을 감당하기 위해 제주시가 통합형 소규모 조직을 만들어 직접 관리·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국제대회나 전국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구장은 수익성 개선에 중점을 둔 민간위탁방식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이 경우 입장료나 부대시설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용역 결과에 따라 제주시는 향후 신규조성 및 운영 시 용역 결과와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적정요금을 반영하고, 시설 기준 등을 참고해 합리적인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방침이다.

고성협 체육진흥과장은 “파크골프 인기가 급증하는 반면, 현재 운영되는 시설로는 그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파크골프는 말 그대로 ‘공원에서 치는 골프’로 공원과 같은 소규모 공간에서 즐기는 골프와 게이트볼을 융합한 생활 스포츠다.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며 일반 골프와 달리 1개의 채와 1개의 공을 활용하는 특징이 있다. 

제주시 파크골프장 이용범위. 사진=제주시 파크골프장 조성 타당성 및 운영·관리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br>
제주시 파크골프장 이용범위. 사진=제주시 파크골프장 조성 타당성 및 운영·관리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
오등동 한천저류지 소공원에 조성 중인 ‘아라동 파크골프장’.&nbsp;사진=제주시 파크골프장 조성 타당성 및 운영·관리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br>
오등동 한천저류지 소공원에 조성 중인 ‘아라동 파크골프장’. 사진=제주시 파크골프장 조성 타당성 및 운영·관리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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