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규모 갈수록 눈덩이...병원, 비상경영체제 전환 검토

제주 유일의 국립대병원인 제주대학교병원이 경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병원은 급기야 비상경영체제 전환을 검토하고 나섰다.

2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제주대병원의 적자 규모는 2018년 19억원, 2019년 78억원, 2020년 137억원, 2021년 30억, 2022년 87억원 등으로 최근 5년 사이 4.5배 이상 늘었다.

아직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나, 지난해의 경우 적자 규모가 3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영 악화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 이후 크게 감소한 환자 수와 의료진 이탈 등이 꼽히고 있다. 제주대병원의 하루 평균 외래환자수는 코로나19 이전 2800여 명이었으나 최근 2200여 명으로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금 지급도 미뤄질 뻔했다. 제주대병원은 임금 지급일인 지난 19일 직원들에게 “2023년 결산상 적자가 300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병원 경영 상황이 매우 어려움에 처해있다. 급여 지급을 연기해야 할 사태에 이르러 교직원 여러분의 많은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알림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다행히 당일 의료수가 확보로 임금이 밀리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알림 문자를 받기 전부터 회사 경영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19일 오전부터 임금 지급이 미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퍼졌다. 별다른 안내가 없어 사측에 먼저 문의하고 나서야 지급이 미뤄질 수도 있다는 답변을 받아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문제는 향후 이 같은 일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제주대병원은 외래 진료 시스템 개선으로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하고, 각종 비용을 절감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것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