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청 조형물에 구두약 칠하고 도구로 훼손 “원상 복구하겠다”

A씨가 조형물에 낙서한 뒤 내려놓은 구두약 통 모습(빨간 원). 사진=서귀포경찰서.
A씨가 조형물에 낙서한 뒤 내려놓은 구두약 통 모습(빨간 원). 사진=서귀포경찰서.

제주의 사월과 광주의 오월을 기억하는 연대 조형물과 하영올레 안내판에 ‘X’자 표시를 수차례 낙서한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26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서귀포시청에 설치된 제주4.3-광주5.18 연대 조형물과 하영올레 안내판을 훼손한 60대 A씨가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검거됐다. 

A씨는 지난 5일 새벽 1시 12분쯤 서귀포시청 1청사 동편 공개공지에 조성된 바닥 고정형 ‘하영올레 안내판’과 ‘하영올레 스탬프’ 조형물을 날카로운 도구로 긁고 구두약을 칠했다.

최초 범행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뒤인 19일 오전 2시 25분쯤 A씨는 다시 해당 장소에서 기둥형 ‘하영올레 안내판’과 ‘사월걸상아트월’에 검정색 구두약을 활용, X자 모양으로 수차례 낙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술에 취해 집에 있던 구두약과 구두솔을 가져와 범행을 저질렀다”고 혐의를 인정한 뒤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며 원상 복구하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당일 오전 서귀포시는 낙서를 확인한 뒤 현장에 있던 구두약 통을 수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낙서가 칠해진 벽면을 하얀 천으로 가리는 등 조치한 바 있다.

피의자가 낙서한 ‘사월걸상아트월’은 제주4.3의 상징인 동백꽃과 광주5.18을 상징하는 촛불행진의 여인이 도자기로 제작, 부착된 조형물이다. 지난해 5월 17일 제주4.3희생자유족회 서귀포시지부와 서귀포오월걸상위원회가 설치했다.

아트월 앞으로는 4.3과 5.18을 기억하는 연대의 의미로 4.3 희생자를 상징하는 동백꽃과 민주, 인권, 평화의 상징인 오월어머니를 형상화한 현무암 의자 ‘사월걸상’과 ‘오월걸상’이 설치돼 있다.

제주 서귀포시청 1청사 동편 공개공지에 조성된 ‘사월걸상아트월’에 칠해진 낙서 모습. 현재 흰 천으로 가려져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청 1청사 동편 공개공지에 조성된 ‘사월걸상아트월’에 칠해진 낙서 모습. 현재 흰 천으로 가려져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청 1청사 동편 공개공지에 조성된 ‘사월걸상아트월’에 칠해진 낙서 모습. 붉은 원에 희미하게 낙서 흔적이 비친다.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청 1청사 동편 공개공지에 조성된 ‘사월걸상아트월’에 칠해진 낙서 모습. 붉은 원에 희미하게 낙서 흔적이 비친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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