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거래 2년사이 절반
금융비↑-수익률↓ 공실률 증가세 

과거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반짝 특수를 누렸던 제주시 중앙로 일대에 임차인을 구하려는 ‘임대’ 안내문이 건물 곳곳에 내걸렸다.

불과 2년 전만해도 코로나19 여파로 역대 가장 많은 내국인이 제주를 찾았다. 반면 국제선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응축됐던 여행 수요가 해외로 몰리기 시작했다.

내국인 관광객 감소와 외지인들의 투자 축소 등의 여파로 제주지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공실률마저 높아지면서 곳곳에 임대 물량도 쏟아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상가의 공실률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높아지면서 임대가격과 권리금 수준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제주는 2021년 유동성 확대와 비규제지역 반사효과로 외지인의 투자금이 몰렸다. 반면 2022년 하반기 이후 금리부담과 관광경기 둔화를 투자 흐름이 끊겼다.

실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월평균 420호에 달하던 도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이 지난해에는 월평균 절반 이하인 214호 수준으로 급락했다.

그 여파로 공실률이 늘고 투자수익률도 떨어졌다. 지난해 도내 중대형상가와 소규모상가, 집합상가의 연간 투자수익률은 각각 2.07%, 1.92%, 2.71%로 전국 평균을 모두 밑돌았다.

특히 중대형상가와 집합상가의 경우 공실률이 나란히 10%를 넘어섰다. 제주시 중앙로는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20.2%에 달했다. 제주시 노형오거리 집합상가는 21.3%까지 치솟았다.

이에 권리금 비율도 2022년 66.1%에서 지난해에는 63.0%로 하락했다. 3.3㎡당 권리금은 116만원, 상가 평균 권리금은 3261만원이었다.

경매시장의 상가 낙찰가율도 2021년 76.7%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56.0%로 크게 줄었다. 하반기 들어 거래량이 다소 늘었지만 회복세가 제한적인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투자수익률을 상회하는 차입비용과 내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 탓에 당분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으뜸 한국은행 제주본부 경제조사과장은 “도내 상업용 부동산은 수요와 공급 모두 부진할 수 있다”며 “관광시장과 금융 여건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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