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3년 제주 순이동 -1687명
고물가-주거부담 20대 청년 대거 이탈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인구 유출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14년 만에 제주지역 전출인구가 전입인구보다 많은 순유출 현상이 발생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는 8만1508명이 전입하고 8만3195명이 전출하면서 1687명의 인구 순유출을 기록했다.

제주는 지난해 1월 595명을 시작으로 인구 유출이 가속화 됐다. 유입 흐름이 많은 8월에도 마이너스 230명을 기록하면서 감소 흐름을 막지 못했다.

순유출 발생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제주는 2009년 -1015명에서 이듬해 437명으로 반등했다. 이후 2014년에는 1만명을 돌파하고 2016년에는 1만4632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반면 2018년부터 급격히 내리막길을 걷더니 급기야 지난해 순유출에 직면했다. 하락 흐름은 인구 증가를 이끌던 20대 청년층의 탈출 영향이 컸다.

실제 지난해 20대 초반(20~24세) 계층에서만 무려 1397명의 이탈 현상이 빚어졌다. 20대 후반(25~29세)도 줄줄이 제주를 떠나면서 –605명을 기록했다.

학령인구인 10대에서도 740명이 순유출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10~20대를 더한 순유출 규모만 전체 평균을 웃도는 2137명에 이른다.

인구 유출은 저임금 등 열약한 근로환경과 청년 자영업 업황의 불황, 높은 생활물가, 부동산 상승에 따른 주거비용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의 ‘시도별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현황’에 따르면 2022년 제주 근로자 1인당 총급여액은 3570만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다.

반면 2023년 기준 제주지역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574만원으로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 가장 높았다.

실제 지난해 제주를 떠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출 사유를 확인한 결과, ‘주거 환경 때문’이라고 응답한 전출자가 3512명으로 전입 응답자 3036명보다 많았다.

전출자가 늘면서 인구도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제주는 2023년 8월 인구 70만명을 돌파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도시기본계획상 2040년 제주 인구 목표는 80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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