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하던 집이 모처럼 손자, 손녀들로 시끌벅적하겠어요. 많이 간소화됐다지만 명절은 명절이네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후 2시30분께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김포발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제주 땅을 밟았다. 곧이어 양손 한가득 명절 선물과 짐을 든 이들이 환한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 대합실로 향했다.

8일 오후 2시30분께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김포발 이스타항공 여객기에서 내리는 귀성객과 관광객들. ⓒ제주의소리
8일 오후 2시30분께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김포발 이스타항공 여객기에서 내리는 귀성객과 관광객들. ⓒ제주의소리

비슷한 시각 제주공항 1층 국내선 도착장에는 반가운 가족이 언제면 나타날까 도착편 전광판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도착 표시와 함께 귀성객들이 밀려 나오자, 마중 나온 가족들이 꼭 끌어안으며 반가움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제주를 찾은 한 가족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제주를 찾은 한 가족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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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주국제공항 1층 국내선 도착장. ⓒ제주의소리

경북 포항에서 내려왔다는 김재원씨(26)는 마중 나온 동생을 발견하자 입이 귀에 걸린 모습이었다. 김씨는 “제주를 자주 찾지 못하는데 모처럼 명절을 맞아 가족을 보러 왔다. 연휴 내내 가족들과 낚시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며 동생 손을 꼭 쥐었다.

조카를 마중 나온 김명화씨(78)도 설레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코로나19로 3년 만에 가족들을 만날 생각에 떨려 하루 일찍 제주에 내려왔다”며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가려 한다”고 미소지어 보였다.

부모의 고향인 제주를 찾은 강유나(21)·윤서(17) 자매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부쩍 나이 든 모습이라 마음이 아프지만 오랜만에 얼굴을 뵈어 기분이 좋다”며 “연휴가 긴 만큼 유명 관광지도 둘러보고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1층 국내선 도착장에서 양봉기씨가 오랜만에 제주를 찾은 손녀, 손자와 끌어안으며 인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1층 국내선 도착장에서 양봉기씨가 오랜만에 제주를 찾은 손녀, 손자와 끌어안으며 인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1층 대합실이 귀성객,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 ⓒ제주의소리
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1층 대합실이 귀성객,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 ⓒ제주의소리

몰라보게 자란 손자들이 대합실로 나오자 “아이고 예쁜 내 새끼들”하며 힘껏 안아 올리는 할아버지도 볼 수 있었다.

양봉기씨는(73) “지난 추석 이후 보지 못했던 큰 손녀가 그사이에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아주 기특하고 반갑다”며 “가족과 친척 집을 찾아보며 세배도 하고 여행도 할 계획”이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대합실 한 편에서는 제주도와 제주관광협회가 제주를 방문한 귀성객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환영 행사를 열었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관계자들이 제주공항을 찾은 이들에게 오색 복주머니를 나눠주며 덕담을 전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기간인 8일부터 12일까지 총 19만5000여 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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