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행정체제-제2공항 입장차 보인 민주당과 국민의힘

현길호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의회 원내대표와 현기종 국민의힘 제주도의회 원내대표
현길호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의회 원내대표와 현기종 국민의힘 제주도의회 원내대표

행정체제개편과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제주도의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입장은 극명하게 달랐다.

민주당 현길호 원내대표는 오영훈 도정이 추진하는 핵심정책인 행정체제 개편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고, 국민의힘 현기종 원내대표는 다시 총의를 모아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지역 최대 갈등현안인 제2공항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일방추진 반대를, 국민의힘은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며 조속한 추진을 강조했다.

현길호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 '무능한 정부'라고 맹폭을 했고, 현기종 원내대표는 오영훈 도정의 정무라인에 대해 '인사참사'라고 공격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19일 오후 2시 2024년도 첫 의사일정인 제42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했다.

이날 연설에는 더불어민주당 현길호 원내대표, 국민의힘 현기종 원내대표, 교육의원들로 구성된 미래제주 정이운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했다.

◇행정개편, 민주당 "맹목적 발목잡기 안돼" vs  국민의힘 "부실용역, 도민 총의 다시"

제주 최대 현안인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입장은 사뭇 달랐다.

현길호 대표는 "행정체제개편과 관련해 언제까지 논쟁만 할 수는 없다. 이제 도민의 뜻을 묻고, 도민의 진정한 의사를 확정해서 행동에 옮겨야 한다.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실천해야 할 때"라며 "의회가 견제와 감시기관이라는 이유로 맹목적으로 도정을 비판하고, 발목잡는 역할에 치중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현 대표는 "이 세상에 완벽하게 준비된 도전은 없다. 조금은 불안하고, 조금은 서툴러도 담대하게 그 길을 가야 한다"며 "우리의 선택이 다시 한번 자치분권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현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당 공약으로 제시한 행정체제 개편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제주가 새로운 지방자치의 역사를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현기종 원내대표는 "지난 2월6일 오영훈 지사는 행정체제개편위원회의 권고문을 그대로 수용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며 "기초자치단체를 재도입하되, 행정구역은 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로 나누는 안"이라고 밝혔다.

현 대표는 "제주형 행정체제개편 공론화 연구용역은 1년의 기간과 15억원이라는 연구비에도 지속적으로 '부실 용역'이라는 지적을 받아왔고, 기관통합형 기초자치단체 모형은 다루지도 못했다"며 "용역의 신뢰성을 훼손시킬 뿐만 아니라 도민공감대 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현 대표는 "지난해 10월 실시된 4차 도민여론조사에서는 4개 행정구역 개편이 57.4%로 최종 결정된 3개 행정구역 개편 32.6% 보다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며 "도민사회는 4개 행정구역을 원했지만 제주도정은 행개위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하지만 다르게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현 대표는 "행정구역 개편안에 대해 다시 총의를 모아야 한다. 그래야 행정체제개편의 정당성과 명분을 확보할 수 있고, 일각에서 꾸준하게 제시돼 온 '답정너'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제2공항, 민주당 "일방 강행추진 안돼" vs 국민의힘 "제주 성장동력 삼아야"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입장은 엇갈렸다.

민주당 현길호 원내대표는 "국책사업이라고 해서, 숙원사업이라고 해서 도민사회의 걱정과 우려에도 일방적으로 강행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제2공항 추진에 있어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대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함에도 당론으로 정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참된 민주주의'가 아니"라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과 사업추진과 내용의 정당성을 꼼꼼히 확인하는 과정이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일갈했다.

현 대표는 "제주공동체의 제2공항 건설 수용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면멸히 살펴야 할 것"이라며 "제2공항 건설문제는 국책사업이기에 국가가 주도하고 판단할 것이지만 제주도정의 권한과 역할도 있다. 도정은 철저히 도민입장에서 그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현기종 원내대표는 "경기가 어려운 제주에 총사업비 7조원에 달하는 제2공항은 제주경제를 다시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제2공항 건설에 따른 고용창출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현 대표는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앞두고 있는데 무조건 제2공항을 추진하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제2공항 갈등 문제, 군사공항 의혹도 더 이상 논란이 되서는 안된다"고 보완책도 요구했다.

현 대표는 "단순 지역적,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한 찬성과 반대가 이뤄져서는 안된다"며 "좀 더 넓게, 좀 더 크게 우리의 실익을 따져봐야 한다. 제2공항을 제주의 성장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대표는 제2공항 뿐만 아니라 4조6000억원이 투자되는 '제주신항만 건설'도 도민공감대 형성을 통해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 민주당 "윤석열 정부, 외교 참사, 무능" vs 국민의힘 "오영훈 도정,  오핵관 선거공신"

현길호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 "엑스포 유치 실패, 중국.러시아 대외관계 악화 등 외교실패와 참사가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며 "국가안보와 외교의 불안으로 국격은 추락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위협받고 있다"고 직격했다.

현 대표는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의 안타까운 희생자가 발생했지만 무능한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국민의 삶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할 정부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의 절규를 외면하고 무능과 무책임으로 국민의 상처만 키웠다"고 비판했다.

현 대표는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정부는, 국민의 삶을 위기로 만든 정부는,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정부 스스로 성찰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국정기조 전환을 촉구했다.

현기종 원내대표는 "도지사는 선거법, 제주시장은 농지법 위반, 서귀포시장은 약식기소돼 민선 8기 제주도정 3대 기관장 모두 사법리스크라는 불명예를 안았다"며 "제주의 불명예이고, 도민의 불명예"라고 꼬집었다.

현 대표는 "예산안 정국 속에서 부적절한 행보로 논란의 중심에 선 민선 8기 첫 정무부지사가 불명예 퇴진했다"며 "도지사와 함께 기소된 중앙협력본부장과 대외협력특보가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공무원직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대표는 "이들은 모두 민선 8기 제주도정 인사 논란에서 '오핵관'으로 지목됐던 선거공신들"이라며 "선거공신을 챙기는 도지사가 아닌 도민의 삶을 챙기는 도지사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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