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제주시체육회장(오른쪽)과 양영식 도의원. / 사진=제주도의회 생중계 갈무리

갑질 의혹 논란에 휩싸인 이병철 제주시체육회장이 제주도의회에 출석해 “일부 의혹은 인정한다”면서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회에서는 “체육회 조직 내부 신뢰 관계가 무너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지난 21일 제주시체육회 일부 직원들이 속한 제주시체육회 사무국지회 노조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병철 회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직원들은 ▲회장 가족이 운영하는 꽃집 꽃 배달에 직원 동원 ▲신협 가입 강요 ▲카드 발급 강요 ▲주말 경조사에 직원 동원 강요 ▲체육관 대관 업무에 관여 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이병철 회장은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바 있다.

27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행정시 주요 업무보고에 출석한 이병철 회장은, 일부 의혹은 인정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 또한 고용노동부 조사, 대한체육회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등 현재 진행 중인 절차를 감안해 “조사 결과에 대해 존중하고, 잘못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나아가 “모든 문제는 저의 부덕한 소치라고 생각한다. 현 상황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직원들과 더 많이 소통하면서 체육 행정 발전에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다만, “체육관 대관 관여, 꽃 배달 동원 등의 의혹은 동의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갑)은 “체육회장과 직원 간의 관계를 선장과 선원 관계로 비유하면, 현재는 신뢰 관계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정상적으로 항해가 가능할까 우려스럽다”면서 “문제가 이어지면 피해는 제주시민들에게 갈 수 밖에 없다.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큰 결단을 해야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스스로를 “체육인”이라고 소개한 홍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아라동갑)은 “체육 지도자들에게 체육회는 생계 유지의 장소이면서 또 꿈을 이루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장소에 가기 싫고 눈치를 보고 불신이 쌓인다면 되겠느냐”며 “도민 사회에게 체육회 불신이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오라동)도 “불미스러운 이야기가 연일 나오는 상황의 1차 이유는 회장님의 책임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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