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승생오름 연구보고서] ① 화산섬 제주도

해발 1169m, 제주시 해안동에 위치한 어승생오름은 수려한 경관으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며 대표 오름으로 꼽힌다. 제주의 자연·문화·인재를 위해 공익사업을 진행해오는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은 지질학자, 식물학자, 동물학자, 여행작가와 함께 1년 조사를 거쳐 ‘어승생오름 연구보고서’를 펴냈다. 저자는 김은미, 송관필, 안웅산, 조미영이다. 그림은 송유진이 그렸다. [제주의소리]는 제주 오름 보전에 대한 관심을 넓히고자 어승생오름 연구보고서 일부를 매주 한차례 연재한다. [편집자 주]


제주도는 한반도 남서쪽 약 90km 거리에 위치하는 섬이다. 한반도의 다른 지역과 달리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화산섬이다. 제주도는 오랜 시간 풍화침식을 거치며 지표의 암석들이 깎여나가거나 부분적으로 쌓여 형성된 한반도의 다른 지역과 달리, 지구 내부의 물질들이 지표로 분출하는 현상, 즉 화산분출에 의해 화산물질들이 쌓여 형성된 지형이다.

제주는 언제 만들어졌을까? 지금으로부터 약 180만 년 전 유라시아 대륙의 연변부 얕은 바다, 즉 대륙붕에서 시작된 화산활동은 가장 최근에는 약 천 년 전까지 지속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약 180만 년에 걸친 화산활동을 거치면서, 동북동 방향으로 길쭉한 타원형 형태의 완만한 제주도 지형이 형성된 것이다. 섬의 크기는 동-서 길이가 74km이고, 남-북은 32km로 면적은 1,850㎢이다.

제주도 중앙에는 해발고도 1950m에 달하는 한라산이 위치하며, 그 주변으로 450여 개의 작은 화산체들이 분포한다(이정현과 윤성효, 2012). 이들 작은 화산체들 각각은 약 180만 년이라는 시간에 걸친 제주도 형성과정에서 나타난 무수히 많은 화산활동의 흔적이자 기록이다. 제주인들은 이들 작은 화산체 중 주변 지형보다 뚜렷이 솟아오른 지형들 360여 개를 ‘오름’이라 불러왔다.

ⓒ이니스프리 모음재단
ⓒ이니스프리 모음재단

제주도는 지금까지도 활발히 화산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하와이섬과 흔히 비교된다. 하지만 하와이섬과 제주도는 그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하와이는 약 5km 깊이의 태평양 한가운데에 위치하는 화산체다. 하와이를 이루는 화산물질들로 폭 1km, 높이 1km의 방벽을 쌓으면 지구를 한 바퀴 두르고도 남을 만큼 어마어마한 부피를 가지는 화산섬이다.

이에 비해 제주도는 유라시아 대륙 가장자리의 얕은 바다에서 발생한 화산활동으로 형성되어 섬 주변 바다의 깊이는 약 100~150m이고, 제주도를 이루는 화산물질의 부피는 약 600㎦이다.

비록 지금은 제주도가 한반도 육지부로부터 지리적으로 분리된 화산섬이지만, 약 1만 8천 년 전 마지막 빙하기에는 한반도와 제주도 사이는 걸어서 오갈 수 있었던 시기도 있었다. 마지막 빙하기는 지금보다 해수면이 약 120m 정도 낮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낮았던 해수면은 이후 차츰 상승하여 지금으로부터 약 6천 년 전 현재의 해수면과 유사한 높이가 되고, 현재 제주도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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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의 출처는 ‘어승생오름 연구보고서’입니다. 본 연구는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의 오름 가치보전 프로젝트 일환으로 지원 받아 수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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