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61명 순유출 2008년 이후 최다
출생률 0.83명 충남·충북·경북에 밀려

제주지역 인구 유출 흐름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출생률도 충청도와 경상북도에 역전당하면서 인구 70만명 유지도 힘들어졌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제주에서만 761명의 인구 순유출이 발생하면서 16년 만에 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인구 이탈 현상이 빚어졌다.

시도별 이동자 수를 보면 1월 한 달에만 3920명이 제주를 빠져나갔다. 전입은 3159명에 그치면서 대규모 순유출이 현실화 됐다.

월별 순유출이 700명을 넘어선 것은 2008년 1월 797명 이후 192개월 만이다. 지난해 전체 순유출 1687명을 감안하면 이탈 흐름이 심상치 않다.

제주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투자자본이 몰리면서 2010년 이후 인구가 급증했다. 2016년에는 제주시 구좌읍 인구에 버금가는 1만4632명의 순유입이 단 1년 만에 이뤄졌다.

그해 정점을 찍고 급격히 내리막길을 걷더니 급기야 지난해 순유출에 직면했다. 연간 순이동자 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0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었다.

제주도는 저임금 등 열약한 근로환경과 청년 자영업 업황의 불황, 높은 생활물가, 부동산 상승에 따른 주거비용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도내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574만원이다. 이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전국 평균 1709만원과 비교하면 1.5배 높은 수준이다.

전출자가 늘고 출생률도 떨어지면서 인구 증가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제주에서 태어난 출생아 수는 3200명으로 1년 사이 무려 11%나 줄었다.

도내 출생아 수는 인구 증가에 힘입어 10년 전까지 가까스로 5000명 선을 유지했다. 반면 2018년 5000명 선이 붕괴되고 불과 2년 만에 4000명 선까지 와르르 무너졌다.

지난해 제주지역 합계 출생률도 0.83명을 기록하며 10% 가까이 폭락했다. 불과 1년 만에 충북(0.89명)과 충남(0.84명), 경북(0.86명)에 역전을 당하는 상황이 됐다.

더욱이 서귀포시는 한 해 출생아 수가 700명 수준에 머물면서 연령별 인구 격차가 가속화되고 있다. 합계 출생률도 0.77명으로 제주시 0.85명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떠나고 아이들도 줄면서 올해 1월 제주 총인구는 70만13명으로 한 달 사이 658명이 감소했다. 현재 흐름이면 지난해 8월 처음 돌파한 인구 70만명 벽도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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