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문광위, 제주도에 강경한 대응 주문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문광위)는 21일 개최한 회의에서 JDC 국제학교 매각에 대해 비판하며, 제주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문광위)는 21일 개최한 회의에서 JDC 국제학교 매각에 대해 비판하며, 제주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NLCS 제주)를 민간에 매각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부동산 투기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제주도는 “도민 최대 이익의 관점에서 최대의 방법으로 대응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승아)는 21일 개최한 회의에서 JDC 국제학교 매각에 대해 비판하며, 제주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JDC와 JDC 자회사인 국제학교 운영법인 (주)제인스는 국제학교인 NLCS 제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영국계 글로벌 학교 운영 그룹인 코그니타 홀딩스(Cognita Holdings Limited)를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NLCS 제주 매각가치는 2000억원 내외로 평가 받는다.

문제는 학교 부지 상당수가 건립 당시 제주도가 무상양여했다는 사실. 지난 2011년 건립된 NLCS 제주의 전체 부지 10만4407㎡ 가운데 73.5%인 7만6791㎡ 가량은 당시 제주도가 무상양여한 토지다.

제주도는 ‘제주특별법 222조에 따르면 사업 시행자가 무상양여받은 땅을 매각할 경우에는 제주도지사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JDC는 제주도와의 사전협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지난해 8월 31일 NLCS제주에 대한 민간매각을 공고, 논란을 사고 있다.

JDC가 민간에 매각하려는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NLCS JEJU.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JDC가 민간에 매각하려는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NLCS JEJU.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특히, 제주도가 매각 협상 시 준수할 사항을 JDC에 통보했음에도 별다른 회신이 없다는 의견이 더해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15일 “JDC는 NLCS제주 민간 매각 추진과정에서 제주도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도민 공감대 형성도 외면했다. 도민의 소중한 자산으로 마련한 부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도민 우려를 해소하고 도민 이득을 최우선으로 삼아 매각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문광위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JDC의 일방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삼도1·2동)은 “언제까지 (영어교육도시 부지가) 학교 용지로 남아있을 것인지, 용도 변경도 가능하기에 솔직히 현재 가격으로 헐값에 매입을 하는 것 아니냐”면서 “계속해서 영어교육도시로 남아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다가는 부동산 투기 형태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민구 의원은 “영어교육도시 전체 부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계속 매각을 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 새로 유치한 국제학교 풀턴도 그 뒤에 건설회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제주도교육청은 영어교육도시 다섯 번째 국제학교로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 애서튼’의 설립계획을 공식 승인했다고 밝혔다.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 애서튼 운영에는 부산 지역 건설사 (주)동일이 보유한 ‘덕부학원’이 참여하고 있다.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갑)은 “JDC가 제주특별법까지 어기면서까지 나선다면, 제주도 역시 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 너무 미온적인 것 같다”며 “학교 매입자가 5년 후에, 10년 후에, 20년 후에 다시 매각해서 빠져나갈 수도 있지 않느냐. 그 때는 수십 배 차익을 남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맨 왼쪽부터 정민구, 양영식, 김양보. / 사진=제주도의회
맨 왼쪽부터 정민구, 양영식, 김양보. / 사진=제주도의회

여러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지자 김양보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JDC는 20년 동안 학교부지로 남아있게끔 하겠다는 협상도 제안하고 있다. 그런 주장에 우리는 ‘만약 은행에서 땅을 담보 잡아 돈을 빌릴 때, 담보 평가액은 원가, 감정평가액 가운데 어떤 것이냐’며 빗대서 JDC에 물었는데 아직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토지를 임대로 내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덧붙이며 “제주도는 도민 최대 이익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영어교육도시는 애초 도민의 땅이었고 계속해서 도민의 땅이기 때문에 외국법인에 판매할 때는 이익이 극대화 될 수 있게끔 중지를 모으자는 입장으로 JDC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제학교 매각은 제주도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방법을 통해서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을 대응하면서 국가 공기업과 지방정부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 의원님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최대한 힘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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