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을생 할머니가 4.3 유족 국가보상금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 제주4.3평화재단
홍을생 할머니가 4.3 유족 국가보상금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 제주4.3평화재단

제주4.3 유족인 홍을생(90) 할머니가 국가보상금 일부를 기부했다. 

22일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김종민)에 따르면 지난 21일 홍 할머니가 직접 재단을 방문해 기부금을 전달했다. 

홍 할머니는 “4.3이 잊히지 않도록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랄 뿐”이라며 소망을 전했다.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가 고향인 홍 할머니는 70여년전 제주에 몰아친 4.3의 광풍으로 인해 14살 때 아버지를 잃었다. 그의 아버지는 대흘리를 습격한 토벌대에 희생된 4.3희생자다. 

아버지를 잃은 홍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국수공장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이어갔고, 힘든 생활을 이겨내 자신의 가정을 꾸렸다. 

유족으로서 4.3의 가치가 후대까지 이어지길 바라는 홍 할머니는 2020년에도 4.3의 상징과도 같은 동백나무 3그루를 기증한 바 있다. 홍 할머니가 기증한 동백나무는 4.3평화공원에서 자라고 있다. 

또 4.3으로 삶을 마감한 피해자들의 넋을 달래고 평화를 기원하고자 자신의 딸과 함께 뜨개질로 동백꽃다발을 정성껏 만들어 4.3평화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홍 할머니는 4.3평화재단과 4.3희생자유족회, 4.3생존희생자후유장애인협회, 제주도재향경우회, 제주4.3연구소 등 기관·단체의 추천으로 ‘4.3어버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4.3어버이상은 4.3의 아픔을 극복해 제주 지역공동체를 일구는데 기여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다. 

홍 할머니의 기부금 전달식에 직접 자리한 김종민 4.3평화재단 이사장은 “어르신의 뜻을 받들어 4.3의 세대 전승을 위해 귀하게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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