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등대풀(Euphorbia helioscopia L.) -대극과-

봄이 오는 소식을 듣고 싶어 며칠 전 밭에 나갔더니 이랑에 피어난 등대풀을 만났습니다.

이 등대풀은 저지대의 밭이나 길가의 빈터, 해안가의 암석지에서 잘 자라는 식물입니다. 등대풀의 꽃은 술잔 모양의 형태를 이루어 피어난다고 해서 배상꽃차례라고 합니다.

술잔 모양의 꽃에 비를 맞아 물방울을 머금은 등대풀을 접사로 한참을 담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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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서 바다의 배를 인도하는 등대(燈臺)가 생각나는 이 등대풀은, 바닷가의 등대가 아니라 등잔을 의미합니다. ‘어원유래사전’에 따르면 “등대풀에서 등대란 항로표시를 위한 등대가 아니라, 등대꽃을 보면 심지처럼 노란 꽃대가 올라와 있고 꽃잎이 그 주변을 받치고 있어서 마치 등잔처럼 보여 그렇게 부른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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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극과의 식물들은 대부분 독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극과의 식물들은 이 등대풀을 비롯하여 바닷가에서 많이 자라는 암대극, 그리고 흰대극 등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암대극은 이미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60편에 소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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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에서의 등대풀의 설명은 ‘등대풀(燈臺-)’입니다. 설명을 보면 “대극과의 두해살이풀. 줄기는 높이가 23~33cm이고 뭉쳐나며 꺾으면 흰색의 즙이 나온다. 잎은 어긋나고 쐐기 모양 또는 주걱 모양이다. 5월에 황록색 꽃이 작은 산형(繖形) 화서로 피고 열매는 삭과(蒴果)를 맺는다. 독이 있으며 뿌리는 약용한다. 경기, 경남, 제주 등지에 분포한다”고 등장합니다. 

등대풀의 줄기를 자르면 유액 성분이 나오는데 독성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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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극과의 식물 이름인 대극이란 이름도, 뿌리가 맵고 쓰기 때문에 먹으면 목구멍을 몹시 자극한다는 뜻의 ‘大戟'(대극)에서 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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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면서 제주의 허파인 곶자왈에도 봄소식을 알려주는 꽃들의 향연이 계속됩니다. 바닷가에도 갯가식물들이 꽃을 피우는 시기입니다.

이 등대풀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입니다. 우리 주위에 봄이 왔다는 소식을 멀리 가지 않더라도 들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등대풀이 전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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