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선관위 TV토론회-제주시갑]
녹취록-골프회원권 재소환 ‘충돌’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공식선거운동 이후 처음 열린 제주시갑 선거구 토론회에서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고광철 국민의힘 후보가 재차 충돌했다.

제주특별자치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29일 오후 2시 KBS제주총국에서 제주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제주시갑 선거구 후보자 초청 TV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고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송재호 국회의원의 녹취록 사건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논란이 된 골프장 명예회원권 의혹을 재소환하며 문 후보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문 후보가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생방송 도중 양측의 대화가 수차례 겹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다. 후보들의 언성이 높아지면서 사회자가 발언 시간을 중단시키는 일까지 벌어졌다.

논쟁은 자유토론에서 격화됐다. 고 후보는 “송 의원과 호형호제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형이라고 부른 적 없나. 경선 승리가 떳떳하나. 비정한 승리 아니냐”라며 속사포 공세를 펼쳤다.

즉각 대응에 나선 문 후보는 “정치적 형제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공당의 경선 절차를 문제 삼는 것이냐. 제주에 내려온 지 얼마 안 되신 분이 그러지 말라”며 쓴소리를 건넸다.

고 후보는 이에 그치지 않고 “골프를 좋아하느냐. 2009년부터 2017년까지 140여 차례 명예회원권으로 쳤느냐. 일반 공무원이면 파면이나 해임처분 대상”이라며 맹공을 날렸다.

이어 “제주도의회 의장 시절,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 시절에도 골프를 쳤다. 당시 도의원들 중에 환경도시위원장인 문 후보만 명예회원권을 받은 것이냐”며 추궁을 멈추지 않았다.

문 후보는 이에 “선관위 주관 토론회에서는 질문의 가치가 없다면 답변을 안 해도 된다”며 “당시 원희룡 캠프의 고소고발로 조사를 받았지만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고 후보는 문 후보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재임 시절 선출직 불출마 발언을 언급하며 “도민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혹시 총선 이후 지방선거에도 출마하냐”고 비꼬았다.

이와 관련해 문 후보는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지 말라. 토론회이니 자신의 장점을 유권자들에게 이야기하라”며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제주형 행정체제개편과 제2공항 건설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앞선 26일 제주의소리와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언론 4사가 진행한 초청 TV토론회 발언을 되풀이 했다.

문 후보는 제2공항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을 전제로 내걸었다. 행정체제개편은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꼽았다. 경제 공약으로는 주택도시기금 이양을 통한 도시공사 신설을 내걸었다.

반면 고 후보는 조속한 제2공항 건설을 강조했다. 행정체제개편은 특례 상실에 대한 우려로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차별 공약으로 제2외국어 교육을 위한 글로벌어학타운을 내세웠다.

마무리 발언에서 문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권 심판을 호소했다. 이어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언급하며 현안 해결에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문 후보는 “시련에 굴하지 않고 반성하고 성찰했다. 많은 경험 속에 성과도 있었다”며 “제주를 위해 일할 준비가 됐다. 소통의 정치와 성과의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보좌관 시절 제주를 위한 숨은 역할을 강조했다. 중앙정치를 통해 배운 역량을 도민들을 위해 쓰고 싶다며 인물 교체론으로 표심을 파고들었다.

고 후보는 “누군가 평생 쌓아온 것들을 짓밟지 않았다. 비열한 정치를 배우지도 않았다”며 “능력과 경험으로 제주의 가치를 높이겠다. 이제는 젊고 새로운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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