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제주 굿뉴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어울림터의 생산활동사업

비영리조직이 지역사회와 시민의 욕구를 실현하는데 있어 자원봉사수준의 활동을 넘어 조직의 규모와 활동이 발전·지속되기 위해 운영에 필요한 재원 확보가 중요시 됨에 따라 홍보(마케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으로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이 진행하는 '사회복지 GoodNews'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의소리에서는 기획 '함께하는 제주, 굿뉴스'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사회복지법인 춘강 부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어울림터(원장 조인석)에서 생산하는 '한라香양초'와 '영천 토속된장'에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장애인은 직업재활기술 습득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종교시설에서는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원 재활용이 가능하고 봉사자들은 진정한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함께하는 사회이며 '일석사조'의 효과가 아니겠는가.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어울림터에서는 현실적으로 일반고용이 어려워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과 가족을 위해 다양한 재활교육과 상담 및 기능보강사업 등 폭넓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직업재활사업으로 직업상담과 직업적응 훈련을 실시할 뿐 아니라 중증장애인에게는 재활과 주간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생산활동사업으로는 양초생산, 목공예(서각), 전통식품개발 등을 시도하고 있다.

어울림터 조인석 원장은 "직업재활훈련 등을 실시해도 현실적으로 장애인의 일반고용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고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2년 7월 개원한 어울림터는 개원 후 바로 양초를 생산하기 위한 기계를 설치했다.

▲ 사찰에서 폐기하는 양초를 수거해 정제작업을 거쳐 새로운 양초를 생산해 다시 사찰 등에 재판매하고 있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어울림터.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조인석 원장은 제주도내에 사찰은 많은 반면 양초를 생산하는 공장은 없다는 점을 착안, 사찰에서 사용하다 버리는 양초를 수거, 정제작업을 거쳐 새로운 양초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사찰이나 종교용품점 등에 판매하는 형태의 사업을 시작했다.

▲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어울림터의 생산활동사업 조인석 원장.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조인석 원장은 "사찰에서는 폐기물로 버리는 양초를 수거해서 정제작업을 거치면 새로운 양초를 만들 수 있는 원료가 된다"며 "장애인들이 생산한 양초를 다시 사찰에서 소비하고 다시 사용한 양초를 수거해 새 양초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장애인들은 직업을 갖게 되고 수익활동도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장애인들의 생활에 매우 중요한 동기부여가 될 뿐 아니라 자원의 재활용 측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어울림터에서는 장애인들의 생산활동으로 전통된장과 간장, 청국장 등의 전통식품을 개발, 판매하기도 한다.

'영천토속된장'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화학된장과 달리 제주고유의 전통방식으로 된장을 제조, 브랜드화해 장애인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어울림터는 토속된장을 제조하면서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제조방법을 전수해 경제적 도움 뿐 아니라 자립심도 함께 키워주고 있다.

100% 제주콩으로 전과정을 수작업처리하는 '영천토속된장'은 전통의 깊은 맛으로 이미 많은 이들의 입맛을 매료시켰다.

매년 진행되는 어울림터의 '장 담그는 날'은 잔칫날이나 마찬가지이다.

군장병들과 자원봉사자들, 장애인들이 하나가 되어 제주콩을 가마솥에 삶고 마대에 넣어 발로 밟고, 메주를 만들고, 짚으로 엮어 메달아 놓는다.

▲ 제주콩을 가마솥에서 삶아 메주를 만들도 돈내코1급수와 천일염, 제주전통항아리에서 숙성시킨 '영천토속된장'은 구수하고 깊은 장맛으로 소비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이후 건조시킨 메주를 깨끗이 씻고 돈내코1급수와 천일염을 원료로 제주재래 항아리 속에서 숙성시킨다.

이렇게 전과정을 전통적인 방법으로 수작업처리해서 탄생된 토속된장은 콩 자체의 깊은 맛을 고집한다.

그래서 한번 맛본 사람은 다시 영천토속된장을 찾게된다는 것이 어울림터 강금자씨의 설명이다.

강금자씨는 제주양로원에서 20년 가까이 노인들의 수발을 하며 제주의 전통 장 담그기 비법을 전수 받았다.

이를 활용해 장애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영천된장'을 탄생시킨 것.

어울림터의 생산활동은 양초와 된장 외에도 목공예로까지 이어진다.

장애인 특유의 근기를 살릴 수 있는 재활프로그램으로 서각이 붐을 이루던 2003년부터 도내 서각 전문가 등의 지원과 관심으로 매년 국내·외 공모전을 출품,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는가 하면 주문제작 등으로 기술력 향상과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 어울림터에서는 지속적인 훈련 등으로 매년 국내·외 서각 공모전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는가 하면 주문제작 등을 통한 수익을 도모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지난해 어울림터의 연수익은 3000여만원으로 올해는 4000만~5000만원을 목표로 일하고 있다.

생산활동으로 발생한 수익은 어울림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되고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장애인들에게는 소액의 수익분배도 이뤄지고 있다.

조인석 원장은 "조그마한 사고의 전환으로 아이디어를 찾고 주변의 작은 관심만 있으면 장애인 작업재활과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며 "올해 또다른 생산활동으로 표고버섯 재배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울림터의 장애인들이 주변의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는 혼자사는 노인을 돕기 위한 행사를 마련해 또다른 봉사를 하고 있다.

조인석 원장은 "장애인의 자활을 위해서는 가족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래서 분기별 부모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참여율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30년 넘게 집안에서만 생활해야 했던 길용씨의 경우 어울림터를 다닌지 1년만에 편지도 쓰고 혼자 어울림터로 출퇴근하는 등 많은 변화를 보였다"며 "길용씨의 아버지가 찾아와 '아들을 새로 얻었다'며 고마움의 눈물까지 흘리더라"고 말했다.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고 서로 조금씩 배려하고 도움주는 사회, 바로 함께 하는 사회가 아닐까 한다. 문의=064-732-0295.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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