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제주 굿뉴스] 혜정원장애인직업재활시설 '도부작 생산활동'

비영리조직이 지역사회와 시민의 욕구를 실현하는데 있어 자원봉사수준의 활동을 넘어 조직의 규모와 활동이 발전·지속되기 위해 운영에 필요한 재원 확보가 중요시 됨에 따라 홍보(마케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으로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이 진행하는 '사회복지 GoodNews'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의소리에서는 기획 '함께하는 제주, 굿뉴스'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도자기에 지적장애인들의 꿈을 달다!

11일 오후 지적장애인들의 소득창출을 위한 도부작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혜정원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찾았다.

10여명의 지적장애인들이 각자의 작품활동에 푹 빠져 있다.

진흙을 잘라내 물레에 놓고 '돌리고~ 돌리고~'를 하는 장애인도 있고 진흙을 가늘게 밀어 한줄한줄 쌓아가는 장애인도 있다.

▲ 도부작에 사용할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제주의소리 양미순
모양이 완성된 도자기는 건조 후 불가마 속을 2번이나 다녀오면 드디어 세상에서 하나 뿐인 혜정원표 도자기가 완성된다.

이렇게 완성된 도자기에 난을 심어 도부작을 만드는 것이 혜정원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주요 생산활동이다.

20여명의 지적장애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도부작 생산활동.

혜정원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적장애인들의 직업재활을 돕기 위해 도부작 생산에 뛰어들었다. 올해는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적장애인은 장애의 특성상 복잡한 직무를 수행하거나 지식의 적용이 필요한 직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이유로 취업이 어려운 지적장애인들의 소득창출을 위해 혜정원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7년간 이어온 도자기 생산경험과 원예활동 프로그램을 접목시킨 도부작을 고안해 냈다.

혜정원장애인직업재활시설 이용 장애인들이 도자기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7년 전이다.

시설이용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던 도예활동을 수익사업과 연계해 판매를 시작한 것.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 단순한 도자기는 날로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요구에 부합하지 못했다.

이에 그간 진행해 온 도예활동을 원예활동과 접목시켜 도부작을 생산, 소득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 혜정원표 도부작은 특별한 정성과 노력이 기울여진다.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기존 도자기만의 멋과 장점은 살리면서 혜정원만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도부작 생산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판로는 주로 제주도내에서 열리는 각종 바자회 및 지역축제, 학교축제, 관광지 등인데 어려움이 많다.

고정적인 수요가 없는 데다 중국산 도부작 등이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

혜정원장애인직업재활시설 양주용 사회복지사는 "장애인이 생산한 작품이라는 편견 때문에 판로 개척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비장애인도 모든 분야를 잘 하는 것은 아니 듯이 장애인이라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양주용 사회복지사는 "지적장애인들 가운데 비장애인보다 더 뛰어난 감각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실제 현실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1~2개월의 과정을 거친 후 완성된 도자기에는 대풍란과 소풍란이 접합된다.

지난해부터 혜정원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도부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박정록씨는 "여기서 생산되는 도부작은 모두 지적장애인들의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작품"이라며 "시장에 대량으로 유통되는 도부작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정록씨는 "도자기에 난을 붙일 때도 꼼꼼함을 발휘할 뿐 아니라 도자기와 난을 접합시킬 때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이끼만을 사용, 식물 스스로 이끼와 함께 도자기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인내와 애정을 갖고 탄생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양주용 사회복지사가 "혜정원에서 만들어지는 도부작은 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다"며 "장애인들이 직접 제작하는 만큼 공장에서 일률적으로 찍어내는 도자기와는 비교할 수 없고 도부작도 마찬가지"라고 거들었다.

이러한 정성을 소비자들이 몰라줄 때가 많아 속앓이도 많이 한다는 것이 양주용 사회복지사의 설명이다.

특히 오는 2010년부터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나 작업장의 경우 자체적인 소득창출로 장애인들에게 일정수준의 급여를 지급하며 운영해야 해 앞날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양주용 사회복지사는 "장애인복지에서도 안되는 곳은 문을 닫으라는 식의 정책에 안타까울 뿐"이라며 "운영이 어려워진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나 작업장이 문을 닫게 되면 그곳을 이용하던 수많은 장애인들은 어디로 가야하는 거냐"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양주용 사회복지사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고 진정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혜정원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생산하고 있는 핸드메이드 천연비누.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한편 혜정원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는 도자기와 도부작 뿐 아니라 녹차, 파프리카, 감귤 등의 천연재료를 이용한 핸드메이드 비누도 생산하고 있다. 문의=064-783-9920.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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