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명렬 평화향군 대표,김익렬 장군 '참군인 표상'...동상 건립 추진

   
▲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장은 1일 제주4.3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평화협상을 추진하고 미군정의 초토화작전을 거부한 김익렬 장군을 우리군의 표상으로 삼기 위해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오마이뉴스 ⓒ제주의소리
1948년 4.3발발 직후 홀로 적진에서 무장대 총책 김달삼을 만나 ‘평화협상’을 담판 짓고, 이후 미군정의 초토화작전 명령을 거부하다 해임된 김익렬 장군(4.3발발직후 9연대장)을 대한민국 군의 표상으로 삼고, 동상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갈수록 보수화 색채를 짙게 하면서 제주4.3에 대해서도 도발적 이념논쟁을 부추기고 있는 재향군인회와는 달리 평화·통일시대를 준비하겠다는 ‘평화재향군인회’.

표명렬 상임대표는 1일 단체 홈페이지(http://www.pcorea.net)를 통해 “우리군은 존경스런 김익렬 장군을 왜 지금도 외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만약 육사생도 훈육에서 김익렬 장군에 대해 말해주었다면 광주학살은 없었을 것이다. 육사교정에 그의 동상을 세워 위민보국의 참군인의 표상으로 기리 기억되게 하자”고 밝혔다.

육군 정훈감(준장)으로 1997년 예편한 표명렬 상임대표는 “오늘 우리 정치사회에 일고 있는 여러 부조화와 부조리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따지고 보면, 조국이 광복되었지만 민족내부의 아(我)가 비아(非我)인 친일세력을 청산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에게 나라의 주도권을 빼앗겨버림으로서 민족정기가 흐트러지고 민족적 자부심을 잃어버린 데서 기인되고 있다”며 “8.15광복 후, 오로지 정권욕에만 눈이 어두워진 이승만과 우리민족의 미래야 어찌되든 관심 없던 미군정의 실용주의적인 대처가 비아(非我)를 득세케 만들어 줌으로서 우리의 현대사는 비극의 나락으로 치닫게 되었다”며 해방 60년이 넘도록 이념적 갈등을 앓고 있는 근본이유가 친일파에 있음을 지적했다.

표 대표는 “공권력을 장악한 친일분자들은 우리나라 실정을 잘 모르는 미군정에 빌붙어 자신들의 과거를 들추어낼만한 민족의식 반듯하고 정의로운 분들을 제거하기 위해 혈안 되었으며, 제주 4.3은 그들이 노려온 절호의 기회였을지 모른다”며 “미군정의 입장에서도 대량학살의 공포심 확산을 통해 우리 국민을 심리적으로 지배 통제할 수 있도록 길들이는 좋은 계기가 되었음직하다”며 4.3대학살과 미군정이 관련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미군정 기에 발생한 4.3사건은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컸던 참극이었지만, 천인공노할 저들의 죄악상이 드러날까 봐 4.3 말만 들먹여도 불순분자로 몰아 논의 자체를 막아 와 50년이 넘도록 역사의 암흑 속에 묻혀 있었다”며 “4.3 당시 제9연대장으로서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김익렬 장군이 1969년 예편 후 회고록을 집피한 것도 ‘4.3의 기록들이 너무 왜곡되고 미군정과 경찰의 실책과 죄상이 은폐되는데 공분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을 정도로 4.3역사의 진실은 조직적으로 은폐 왜곡돼 왔다“고 강조했다.

표 대표는 김익렬 장군이 쓴 유고록을 인용하면서 “민족애와 정의감에 불타는 자랑스런 참군인의 모습에 고개가 절로 숙여 진다”며 동상건립을 제안했다.

표명렬 대표는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지금까지 육사에서도 제주4.3사건하면 일체 ‘빨갱이’가 한 것이라고 가르쳐왔기 때문에 우리 군 전체가 그렇게 알고 있다”면서 “이를 바로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노력함으로써 4.3이 제주도만의 일이 아니라 해방정국 미군정 하에서 일어난 수많은 학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임을 세상에 알리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표 대표는 이를 위한 상징적인 작업으로 김익렬 장군을 군의 표상으로 삼고 동상을 세우기 위해 범국민적 성금모금 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동상을 어디에 세우는 문제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며, 건립추진위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시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김익렬 장군이 쓴 유고록을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 제주4.3이 ‘남로당이 벌인 사건’이라는 거짓말이 백일하에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 이날 6일 제주에서 평화걷기를 시작으로 김익렬 장군 동상 건립을 위한 성금모금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표 대표와 평화재향군인회 간부들은 오는 6일 제주에 와 김익렬 장군과 관련이 있는 4.3유적지를 순례하고, 4.3희생자들의 증언도 들을 예정이다.

김영환 사무처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우익단체들이 4.3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어 이번 부분에 대해 평화재향군인회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성도 있어 제주에 직접 내려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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