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기자협회, '제주 4.3과 제주언론'…전국·세계화 의견

▲ 제주도기자협회가 9일 오후 5시 미래컨벤션센터【?'제주 4.3과 제주언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보수정권이 탄생한 현실에서 ‘제주 4.3’의 올바른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제주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또한 제주 4.3의 대중화와 보편성을 획득하기 위해서 ‘전국화’와 ‘세계화’에 제주언론이 국제연대와 기획취재도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제주도기자협회는 9일 오후 5시 미래컨벤션센터 3층 회의실에서 ‘제주 4.3과 제주언론’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태환 제주지사, 진성범 제민일보 사장, 오창수 KCTV 사장, 고홍철 제주의소리 대표, 장정언 전 의원, 김두연 4.3유족회장, 허영선 민예총 제주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양조훈 제주4.3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제주 4.3과 제주언론’이란 주제로 발표했고, 강창일 의원, 박찬식 제주4.3연구소장, 송창우 제주MBC국장, 허호준 한겨레신문 기자가 토론자로 나섰다.

▲ '제주 4.3과 제주언론' 세미나ⓒ제주의소리
# 강창일 의원, "4.3, 언론과 함께 가야"…"4.3위원회 폐지 반드시 막아낼 것"

정치인으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초청장을 봤더니 4·3을 같이 하던 동지들이 같이 있어서 모든 약속 제치고 이 자리에 참석했다. 20년전 되돌아보면서 말하고 싶다. 지난 기간은 눈물겨운 진상규명 운동이었다. 40주년 이후 본격화되면서 중앙지에서 단 한번도 써주지 않았다. 한겨레에서 유일하게 써주었다. 지금도 중앙에서는 4·3을 잘 써주지 않는다. 언론이 같이 서서 있을 때 참 많은 힘이 된다.

향후 4·3역사를 필생의 사업으로 쓰고 싶다. 우리 집은 4·3 관계자가 없다, 오히려 홀가분하게 4·3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입장이다. 육지서 오면 제주 사람이 짐승으로 보인다. 사람 목숨을 목숨으로 보지 않는다. 
 

▲ 강창일 의원ⓒ제주의소리
제주는 죽는 사람있었고, 죽이는 구조가 있었다. 4.3을 사람과 구조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화해와 상생을 해야 한다. 제주 사람 중 가해자 없다. 용서하고 상생할 수 있다. 또한 인권은 최고의 가치다. 4.3을 인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많은 지지자들을 얻어낼 수 있다.
 
다음으로 제주 4·3을 전국화.세계화 해야 한다. 해외, 특히 일본 언론을 활용하자. 전 세계의 힘으로 4·3진상규명을 운동하자. 4·3을 널리 알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4·3은 아직 진행중이다. 역사는 돌리지 못할 줄 알았는데, 돌리려는 세력이 대두되고 있다. 몇일전 김우남.김재윤 의원과 논의했다. 사전에 물밑접촉을 통해 막아낼 수 있다면 막아내고 이후는 결단을 해야 한다. 보다 두고봐야 할 듯 싶다. 아직도 4·3은 진행중이다. 긴장 풀지말고 주시하면서 나가야 한다.
 
# 박찬식 소장, "제주언론 보수정국에서 시민사회에 더 주목해야"

10일 제주4.3연구소 19주년이다. 제주언론사에서도 1989년 제주신문에서 처음으로 4.3 증언 보도를 시작했고,  MBC도 4.3기획을 특집 보도하는 등 상당히 의미 해였고,  많은 일들이 시작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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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식 제주4.3연구소장ⓒ제주의소리
4.3 운동이후 이후 언론보도가 폭동에서 사태, 사건으로 바뀌어 갔다. 1980년대 후반부터 모든 국내신문 수집한 결과 당시 중도적 입장에서 썼던 기사가 꽤 많았다. 요즘 정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4.3사건' 의미를 담고 쓰면 대중과 함께하는 명칭으로도 손색은 없다고 본다.

역사공부하는 입장에서 '사건'으로 명칭하면 오해할 수도 있지만 의미를 잘 이해한다면 가능하지 않겠나. 저는 기본적으로 4.3을 '공동체 존립을 위한 항쟁'으로 규정했지만 사건이 갖는 의미도 충분하다고 본다.

사건이란 명칭은 제주언론이 1990년대 들어와서는 다같이 호응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4.3의 대중화.보편성 획득했고, 도민 분열상을 봉합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언론의 공적영역을 주목하고 싶다. 퍼블릭이란 용어를 쓰면 언론도 포함된다. 또한 시민사회도 들어가게 된다. 제주언론은 보수정국으로 가는 정국에서 시민사회에 더 주목해야 한다. 예전에도 많이 도와줬지만 어려울 때 언론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이제는 할 것 다했다고 자빠지면 안된다. 언론도 같이 도와주면 좋겠다.

앞으로 4.3재단이 큰 문제다. 평화공원 3단계 사업보다 재단이 큰 문제다. 평화기념관을 재단에서 관리해야 하는데 기념관을 청소할 인부도 쓰지 못하고 있다. 상당히 어렵다. 재단 인건비조차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다.

# 송창우 국장, "보수정권 제주도민 계속 괴롭힐 것"…"4.3 세계화로 돌파구를 찾자"

그동안 제민일보가 많은 지면 할애하고, 노력한 것은 인정하지만 의로운 학자, 시민단체, 의로운 유족들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다.

▲ 송창우 제주MBC 국장ⓒ제주의소리
현재 4.3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위기론에는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이 있다. 외부적 요인은 이명박 정부와 밀접하다. 지난 대선에서 50% 가까운 지지율 승리한 정부가 점령군으로 돌변했다. 소수를 끌아안고 공존해야 하는 민주주의의 원칙마저 무시하고 있다.

제주사람들과 의식있는 학자라면 제주4.3진상보고서의 내용이 대단히 완곡하게 표현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진상보고서마저도 무력화시키고, 4.3위원회 폐지를 주장할 뿐만 아니라 평화공원을 폭도공원이라고 엉뚱한 주장도 서슴치않고 있다. 보수정권이 제주도민 계속 괴롭힐 것 자명하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도민의 무관심이라고 할 수 있다. 20-30대의 관심이 절실하고, 큰 과제이다. 위기 탈출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할 때이다.

명칭에 대해 언론은 그동안 사태-사건-항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창훈 선생은 '4.3항쟁과 대수난'이라는 비교적 긴 이름으로 정의하고 있다. 저항과 수난의 역사도 제안에 머물고 있다.

4.3을 제주에서 세계화로 나가는 방안이 필요하다. 1998년 4.3 50주년 당시 4.3연구소가 주최한 동아시아 평화학술대회만큼 60주년은 언론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특히 중앙언론의 무관심은 심했다. 현재 상황을 돌아본다면 앞으로 지역이 움직이더라도 중앙에서 무관심으로 일관할 것이다. 이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한국의 1%를 벗어나 세계의 1%로 하는 것이 해결 방안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세계 여러나라 언론과 프로그램을 함께 제작하고 연대해야 한다. 전제조건이 모두가 지역문제 함께 나서는 연대의식을 가져야 한다. 언론의 특성 이용하면서 지역적문제 관심 갖고 세계적 문제로 끌어내는 것도 방법이다.

허호준 한겨레기자, "4.3 세계화 위해 오끼나와.난징.대만 언론과 동아시아 평화언론모임 만들자"

양조훈 위원의 발제는 제민일보 취재반 초점을 둔 것 같다. 제민일보의 '4.3을 말한다' 기획은 10년동안 456회 보도했다. 우리나라 탐사보도 전형이라고 할 수 있고, 연구자에게 등대 역할을 한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

▲ 허호준 한겨레신문 기자ⓒ제주의소리
그러나 양 위원 발표가 언론이라는 제목이라면 1990년대 이후 타지역 언론사의 역할 또한 담겨야 한다. 방송도 4.3운동 초기부터 특집 및 기획으로 많은 양 보도했고, 그 반향을 무시할 수없다. 2000년 이후 국내외 보도 역시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과 이슈화 많은 노력을 했다.

올해 4.3보도는 양적인 면에서 그동안 유래 찾을 수 없도록 쏟아졌다. 각종 행사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제주KBS는 보스니아까지 찾아가 기획보도 했다. 1990년대초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중앙일간지 60주년에 무관심했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이후 4.3이 많이 세계화됐다. 미국과 유럽.일본 많은 취재진 제주도를 다녀갔다. 이와 관련해서 기자협회 제언하고 싶다. 4.3의 전국적 관심을 받으려면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오늘 주제가 제주4.3과 제주언론이지만 너무 서둘러서 진행된 게 아니냐. 한국기자협회 차원에서 이런 세미나를 개최하면 열면 어떨까.

제주도 주변에는 제주와 역사적으로 과거사를 공유하는 곳이 있다. 일본 오끼나와, 대만, 중국의 난징과 비슷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 지역기자협회가 공유하고 취재보도 한다면 국제자유도시와 평화의 섬에 더욱 부합할 것이고, 동아시아연대도와 동아시아평화를 생각하는 언론인 모임 등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이 하면 자치단체인 제주도와 오끼나와현, 중국 강소성 등 시도현 공동체 협력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장기적으로 문화.관광.수학여행 등 단체 교류도 되고 여러 가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게 결국 미래지향적인 제주4.3의 세계화가 아닌가.

마지막으로 기협차원에서 한국기자협회든 언론노조,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해서 언론이 4.3투어도 괜찮을 것 같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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