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민회, 농업인의 날 맞아 기자회견…13일 상경 투쟁

제9회 농업인의 날을 맞아 국민의 협의 없는 쌀 개방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회장 김미랑·이하 여성농민회 제주도연합)은 11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9회 농업인의 날을 맞이한 여성농민 기자회견을 가졌다.

여성농민회 제주도연합은  "흥겨운 농민들의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농업인의 날에 우리 농업의 현실은 어떤가"며 "정부의 무책임한 개방농정 실패로 53조원의 농가부채에 허우적거리는 농민들이 있고 하루 식사중 2끼의 식사를 외국농산물에 의존하며 농약, 표백제로 찌든 정체불명의 농산물을 먹는 것이 우리 국민 밥상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식량의 마지막 보루인 쌀을 지켜내기 위한 수입쌀 창고 투쟁, 나락 적재투쟁, 천막농성 투쟁 등 전국 농민들의 목숨 건 투쟁은 계속되고 있으나 현 정부는 오직 WTO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성농민회 제주도연합은 "우리는 지금까지 식량을 단순한 상품이 아닌 인권이며 주권으로 인식해 왔으며 설령 백번 천번 양보해 쌀 협상 진행을 인정하더라도 국민적 합의를 묻는 국민투표 실시를 강조해 왔다"며 "그러나 정부는 농민, 국민의 요구를 묵묵부답으로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건강권과 주권을 염두에 두지 않는 밀실 협상을 인정할 수 없다"며 "국민적 합의 없는 밀실 쌀 재협상을 중단하고 농업, 농민, 국민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는 살 수매제를 폐지ㅏ고 향후 3년간 80kg당 목표가격 17만원을 보장하겠다고 하고 있으나 이는 2004년 생산비 18만2280원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며 "수매제 폐지는 쌀을 포기하는 것으로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더 이상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협상안을 내밀려 국민을 속여서는 안된다"며 "쌀 수입개방 여부를 국민 투표로 결정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농민회 제주도연맹은 "쌀은 농산물중 하나의 품목으로 취급될 수 없는 생명이며 안보"라고 밝힌 후 "쌀마저 내놓고 제주감귤을 살리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쌀이 무너지면 제주농업의 미래도 없다"며 쌀 개방을 저지하는 것에 도내 지자체와 지역농협이 앞장 설 것을 촉구했다.

여성농민회 제주도연맹은 이날 대도민 선전전을 시작으로 오는 13일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농민대회에 참가, 식량주권 수호와 제주농업 회생을 위해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도내에서는 90여명의 농민이 전국농민대회 상경투쟁에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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