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관광산업의 새로운 대안 찾기(상)

2004년 500만 관광객유치를 목표로 걸었던 제주관광이 지금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경제의 장기적인 경기침체, 관광개발사업에 대한 외자유치 실패, 고부가 신혼여행 시장의 붕괴, 금강산관광, 고속철도개통, 지역카지노업체의 위기, 성매매금지특별법에 따른 관광객 감소 등등 거듭되는 악재로 인해 관광산업 자체가 와해 위기이다. 정부의 관광관련 국고보조금 거의 삭감되고 있으며 외자유치나 민자유치는 거의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재 제주 관광의 현주소이며 앞으로도 제주관광이 하루아침에 좋아질 만한 아무런 변화도 보이지 않는다.

호황기때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던 우리 모두의 잘못이 경기침체와 함께 불어닥친 여러 악재로 인해 더욱 더 지역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국제자유도시를 비롯한 수많은 용역에 참가했던 많은 관광전문가들이 어려운 이시기에 적극적인 돌파구를 제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한 사람 제대로 된 새로운 제주관광 회생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본인이 나름대로의 제주관광에 대한 가져 왔던 생각과 제주관광회생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본인은 관광정책전문가가 아닌 여행업에 종사한 지 몇 년 되지 않는 초보자임을 밝히며 부족한 정책적 대안이더라도 너그럽게 수용해 주길 바란다.

1.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제주관광

1990년대 초까지의 제주관광은 그야말로 순풍에 돛을 형국이었다. 관치 행정의 시대, 해외여행이 금지되던 시대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가 제주도였으며 온 국민이 제주도 밖에는 관광지가 없다고 생각했으며 신혼관광, 효도관광, 심지어 육지부에서는 추수가 끝나고 제주도에 한번 가는 것이 소원이던 시대가 90년대 초까지의 제주관광이었다. 이 시대에는 제주도에서 호텔 하는 사람, 버스회사 하던 사람, 식당 하던 사람이 배짱을 부리고 가격을 비싸게 받으며 장사를 해도 되던 시대였다.

하지만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관광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주와 경쟁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세수를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하다보니 제주도보다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을 모든 지방자치단체들이 갖게 되고 심지어는 각 자치단체마다 특산물이나 관광상품을 이용한 축제를 만드는 등 관광지로서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거기다가 해외관광이 자율화되면서 기왕이면 같은 비행기지만 멀리 바다 건너 다른 나라를 가고자하는 신혼부부들이 늘어나고 제주도가 신혼 관광의 메카라 생각했던 신혼부부들이 너도나도 태국 괌 사이판, 하와이 등으로 떠나고 있으며, 대학생이나 테마여행을 즐기는 단체 여행객은 주5일제를 맞이하여 '나의문화유산답사기'를 옆에 끼고 강진이나 해남 경주나 동해안으로 떠나고 있고 거기다가 금강산 관광이 생기면서 효도관광이나 단체 관광 또한 제주도가 아닌 금강산으로 빼앗기고 있다.

또한 정부의 예산지원의 경우에도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관광에 대한 예산 지원은 제주도를 위주로 책정되었고 심지어는 국회의원이 세 명밖에 안 되는 제주도가 제주도 개발특별법까지 만드는 등 우리나라에서 제주를 제외하고는 관광이라는 말이 성립되지 않았지만 90년대 중반이후에는 모든 자치단체가 동일하게 관광 예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국제자유도시라는 타이틀로 외자를 유치하려던 계획도 타 자치단체와의 차별성이 없어지면서 그 동안 제주만의 특혜가 이제는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

즉 제주는 60년대의 군사정권하에서 온실속의 화초와 같이 관광지로 성장되어 왔으나 지방화 민주화 시대가 되면서부터 주변의 조건 변화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도태하고 있는 실정이다.

2. 모이를 받아 먹는 새끼 비둘기 제주관광

제주도 관광요금의 결정은 제주도에서 하기보다는 육지부 여행사에서 결정한다. 손님을 보내주는 육지 여행사에서 가격을 정해주면 그 가격에 행사를 치뤄야 한다. 그저 하청업자일 뿐이다. 심지어는 육지여행사가 제주도 여행사보다 호텔비나 버스비용을 더 싸게 결정한다고 한다.

즉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육지여행사에서 챙기는 셈이며 그만큼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통구조가 제조분야를 지배한다는 단적인 예를 보여주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제주의 관광구조는 자체적인 모객이나 홍보보다는 육지부 여행사에서 보내주는 손님에 의존할 수 밖에 없으며 육지부여행사에서는 제주도보다 해외가 마진이 높다면 하루아침에 신혼부부를 제주에서 태국이나 발리 괌 사이판으로 팔아 넘긴다. 이러한 유통구조의 왜곡현상은 결국은 부실한 제주관광을 낳게 되어있다.

육지부여행사에서 최대한으로 마진을 남기고 손님을 보내다보니 제주도의 여행사는 식당이나 관광지 토산품점, 사진현상소 등에서 커미션을 받게되고 그 업체들은 비싸게 손님들에게 바가지를 씌운다.

이러한 모이 받아먹는 제주 하청관광의 최대 문제 중의 하나가 새롭게 부각되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서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중국현지에서 유치하기보다는 서울의 화교 여행사로부터 싸게 받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제주의 여행사들은 현지 모객보다는 화교여행사로부터 1박2일 제주관광을 하청 받고는 가격을 맞추기 위해 중국인 관광객에게 제주도내에서 입장요금이 없는 '도깨비도로' '성읍민속마을' '송악산' 심지어는 외돌괴까지 빙빙 돌리다가 1박2일을 채우고 다시 서울로 보내고 있는 것이 지금 중국인 관광객의 현실이다.

육지부여행사는 아예 가이드까지 직접 데려 오면서 '제주도는 비싸니 서울에서 쇼핑해라', '제주는 밤에 돌아다니면 안된다', ' 제주는 음식이 먹을 만한 것이 없다' 고 하면서 한끼에 5,000원도 안되는 싸구리 음식만을 찾아다니고 있으며 제주의 실정을 모르는 화교가이드다보니 제주도민이 마치 한민족과는 다른 원주민이라고 표현하는 가이드까지 있는 실정이며 이러다보니 중국인 관광객이 바라보는 제주는 먹을 음식 없고 살 물건이 없으며 볼만한 관광지가 없는 형편없는 관광지라고 불평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3. 21세기 관광산업의 주역은 고정자본투자 관광관련 업자에서 모객 및 기획 홍보 담당자로 중심이동

앞서 제주관광의 구조적인 두 가지 문제를 살펴보았다 즉 제주관광의 가장 커다란 문제는 관광상품이나 인프라의 문제에 앞서 변화하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점과 관광객의 왜곡된 유통구조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제기되는 관광상품이나 인프라 호텔, 항공, 음식 등의 문제는 지엽적인 문제이다. 물론 본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겠지만. 이러한 제기된 두 문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제주관광의 대안을 찾아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의 전환,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리라 본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중의하나로 관광산업의 주역의 변화를 들 수 잇다.

즉 제주관광산업의 주역이 고정자본투자 관광관련업자( 예를 들면 호텔업자, 버스업자 등 현 관광협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업자 중심) 라는 관점에서 관광객 모객업자나 기획 홍보 담당자로 중심이 옮겨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시장 경제의 초기 단계인 '고정자산의 증가로 인한 공급확대에 따른 소비자수요의 한계시점에서 유통 및 마케팅 중심의 시장 경제의 발전단계로의 이전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 예로 컨벤션센터를 1천억이상 들여서 세워놓고 매년 적자로 고민하는 현실에서도 회의산업을 기획하고 유치하는 전문기획사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관광업에서도 고정자본인 하드웨어만큼이나 직접 유치하는 유통마케팅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해야 한다.

관광객은 지금 제주뿐만이 아닌 여러 가지 상품으로부터 유혹을 받고 있으며 자연환경과 고정자본을 기초로 한 제주의 관광관련산업은 전체 관광시장에서 봤을 때 수요 한계 상황에 와 있으므로 새로운 홍보와 마케팅과 획기적인 모객시스템만이 침체되어 있는 제주관광시장을 살릴 수가 있을 것이다.

4. 새로운 홍보마케팅과 모객시스템

그러나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단순이 어느 하나를 바꾼다고 변하기보다는 형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즉 새로운 홍보와 마케팅 그리고 모객시스템을 담당할 제주관광의 새로운 기구가 필요하다. 그 형식이 관광진흥원이든 관광청이든 관광문화센터이든 명칭이 주요하기보다는 어떠한 마케팅과 모객 시스템의 틀을 바꾸는가가 중요하리라본다.

나는 여기서 새로운 마케팅과 모객시스템을 설명하고자한다.

제주관광이 모이 먹는 비둘기라는 지금까지의 틀을 정반대로 깨는 형식으로 제주도의 관광기구에서 전국의 15개 시도에 모객사무실을 개설하여 직접 모객을 담당하는 것이다. 어차피 지금 제주도내 여행사중 육지부에 사무실내서 직접 모객하는 회사가 많지않다면 육지의 모객은 이 관광기구에서 담당하여 테마별, 연령층별, 출발지별로 체계적으로 세분화하여 제주 관광 관련 상품을 개발하여 직접 모객을 하는 것이다.

신혼부터 테마, 단체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여 온라인 홍보시스템으로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며 off라인 시스템으로 전국의 15개 시도에 제주관광홍보센타라는 사무실을 개설하고 사무실에서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모객을 한다면 현재의 공식적인 여행상품 마진보다도 훨씬 적은 예산으로 사무실을 꾸리는 것이 가능하며 (현재 제주도에 오는 관광객중 여행사를 통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공식 비공식 수수료를 측정하면 최소 500억원이상을 상회함)제주도가 직접 인증하는 관광시스템이라고 할 경우 보다 더 공신력이 있는 관광상품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모객된 관광객을 공정하게 컴퓨터 추첨을 통해 전년도 납세실적등을 기초로 배분할 경우 제주도내 여행사들의 불만도 없으리라 생각한다. 즉 소비자가 관광기구에서 제시한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선택하고 정해진 가격에 도내 여행사에서 행사를 한다면 바가지 요금 등의 시비도 사라지고 여행사는 영업보다는 성실히 행사만 하면 되고 여러 면에서 지금의 모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 육지부 여행사와의 관계도 단순한 지정 모객 여행사로만 설정해서 수수료만 지급하는 형식으로 바꾸며 도내 축제나 행사의 경우 그 행사 위주의 홍보로 하며 육지부 여행사를 모객 대행사로 선정해 홍보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잇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육지부 어느 여행사의 해외여행 귀퉁이에 제주억새꽃 잔치 2박 얼마하는 식의 여행 홍보가 아닌 제주억새꽃 큰잔치라는 신문광고에 가까운 해당 여행사나 제주도에서 개설한 홍보 센타를 광고하는 방식임,)

또 하나의 모객 방법은 제주도의 관광산업과 감귤산업 1차산업에 대한 획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주도 또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중심이 된 [지역상품 전문 TV홈쇼핑]을 만들어 그 채널을 통해 제주의 관광상품과 감귤 그리고 1차산업과 가공상품에 대한 판매를 전담하는 방안이다.

현실적으로 정부에서 현재 운영중인 5개 홈쇼핑 채널외에 새로운 홈쇼핑 채널을 허가 받아야 하는 어려움 등이 있지만 제주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공기업간의 컨소시엄을 통한 방법등을 고민한다면 국가균형발전차원에서 가능성도 있으리라 본다.

참고로 [지역상품 전문 TV홈쇼핑]은 자체 내용이 너무 많아 지금의 관광산업 논의와 별도로 [지역상품 전문 TV홈쇼핑]에 대한 설립방안과 비전 등에 대해서는 추후 자료가 정리되는 대로 정책제안을 할 예정이며 이 [지역상품 전문 TV홈쇼핑]이야말로 지역항공사나 여미지 매입 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5. 새로운 경쟁관계를 인정하자

앞서 설명과 같이 제주도가 직접 인증하는 관광상품에 대해 육지부 여행사에서 기본 마진밖에 안 되는데 제주도에 관광객을 보내주겠느냐라는 의문을 갖겠지만 어차피 지금은 인정(人情)이나 기존의 시스템으로 손님을 받는 것이 아닌 시장경제의 논리에 의해 손님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제주는 국내의 모든 자치단체와 경쟁해야하고 세계의 여러 도시와 경쟁을 해야하는데 그 경쟁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기존의 틀로 버텨보겠다고 생각해서는 전혀 발전할 수가 없다.

이제는 제주관광의 패턴이 개별관광수요로 변하고 있으며 모객의 주요 축이 인터넷을 통한 모객으로 중심 축이 이동한 상황이므로 수많은 제주도 관광상품 중 제주도가 인증하는 상품의 공신력만이 경쟁이 가능해진다.. 즉 새로운 홍보시스템인 인터넷과 [지역상품 전문 TV홈쇼핑]을 통한 새로운 마케팅전략의 모객과 a/s를 담당할 제주도의 인증 관광상품이라는 공신력만이 소비자가 제주관광이라는 상품을 다시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외국인의 유치도 마찬가지이다. 오는 손님을 받기 만해서 될 일이 아니며 제주의 경쟁이 강원도나 서울이 아닌 싱가폴, 말레이지아, 발리, 태국, 일본임을 인식해야 한다. 단순히 한국의 1등관광지 (지금은 전혀 국내에서도 경쟁력이 없음)라는 똥배짱으로는 도저히 경쟁관계에서 다른 국가와 겨룰 수가 없음을 인정해야 하며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제주관광이 완전히 침몰할 수도 있다는 절박한 심정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6. 제주관광의 새로운 활로를 위한 분야별 새 대안

이제까지는 제주관광의 문제점과 관광객유치를 위한 모객시스템에 대해 알아보았으며 앞으로는 과연 제주도에서 어떤 관광상품의 개발이 필요한지에 대해 정리를 해보겠다.

특히 지역의 1차산업과 지역상공인이 관광과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관광정책, 사면이 바다인 제주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면서 관광객이 고정적으로 찾아올 수 있는 관광시스템, 현 관광 추세에 기초한 세분화된 타깃을 중심으로 지금 당장부터 그리고 2005년부터 제주도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단기성 관광정책 등에 대해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내용이 많은 관계로 분리해서 싣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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