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제주도방문, 신화역사공원 부지도 요구…제주도 “사업자가 있어 안된다”

제주에 대학도시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조지워싱턴 대학 측이 매머드 제주 캠퍼스타운을 건설하겠다며 3백만평 부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당초 협의한 대로 115만평 범위 내에서 캠퍼스를 조성해야 한다는 뜻을 밝혀 제주도와 조지워싱턴대학 간의 향후 조율이 주목되고 있다.

조지워싱턴대학 제주프로젝트 자문을 담당하는 현종민 교수(정치학)는 8일 제주도를 방문, 김태환 지사와 강기권 남제주군수를 만난 자리에서 제주캠퍼스타운 사업추진을 위해  제주프로젝트 법무간사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와츠를 단장으로 한 실무협상단을 내년 1월12일부터 16일까지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실무협상단은 제주 방문 기간 중에 제주도와 사업 영역을 분담하는 약정서를 체결하고 ▲투자 재원 조달 방안 ▲시설배치 계획의 적정성 및 주민 참여 방안 ▲제주캠퍼스 타운의 단계별 운영 및 학생 유치 계획 ▲외국대학 설립을 위한 관련법 ▲제주도의 지원 구체안 등에 대한 워크샵을 가질 예정이다. 이어 김태환 제주지사가 내년 2월 조지워싱턴대를 방문, 조약서를 체결한다는 일정에 합의했다.

조지워싱턴대학 현종민 교수는 이날 김태환 지사와 강기권 군수에게 제주캠퍼스 부지를 현재 115만평에서 300만평으로 확장해 줄 것을 요구해 주목을 끌었다.

현 교수는 자신들이 구상하는 대학도시를 건설하기에는 지난 8월 체결된 양해각서 상의 115만평(대정읍 보성·신평·구억리)으로는 부족하며 그나마 이곳에 개가시나무 군락지가 있어 실제 활용 가능한 부지는 30% 수준으로 대학캠퍼스 밖에 들어설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조지워싱턴대학측은 115만평에 1단계로 대학캠퍼스를 건설한 후 2~3단계로 연구·창업단지, IT·BT기업단지, 그리고 이곳에 거주하는 국내외국인을 수용할 수 있는 관광·휴양시설을 겸한 주거단지를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300만평 수준으로 단지를 확장해야 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조지워싱턴대학측은 제주캠퍼스 타운 이전은 대학 이사회의 승인을 거쳤고 미국자본은 물론 아시아 자본과 특히 국내기업 자본들도 함께 투자하게 될 것이며, 이미 국내 15개 기업과 제주캠퍼스 타운 건설을 위한 투자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기업이 어는 곳인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지워싱턴대학측은 제주캠퍼스타운 건설을 위해 세계유수의 대학도시를 건설한 경험이 있는 전문컨설팅업체에 제주캠퍼스타운 기본 구상에 착수했다는 사실도 설명했다.

현종민 교수는 “현재 미국에 유학중인 세계 각국의 대학생은 60만명으로 9.11테러 이후 중동지역을 포함해 20만명 가량이 유학절차를 밟기 위해 대기 중에 있으며, 중국의 해외유학 시장도 80만명 수준으로 제주캠퍼스 타운은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산학연구와 인건비가 비교적 저렴한 대학생들을 염두에 둔 연구소와 이와 관련한 기업 유치도 가능하다”면서 캠퍼스타운 부지 확대를 요청했다.
 
조지워싱턴대학측이 115만평 외에 추가로 요구하는 곳은 자유도시개발센터측에서 준비중인 신화·역사공원 부지와 인근 부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조지워싱턴대학측은 제주도가 이를 수용할 경우 해당 부지를 매입할 의사가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에 대해 김태환 지사는 “신화역사공원 부지는 이미 사업자가 내정돼 있어 조지워싱턴대학측에 이를 제공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우선 1단계로 대학캠퍼스를 건설하는 것인 만큼 기존 115만평 범위에서 건설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대학캠퍼스가 건설된 이후 추가 확대 문제는 검토할 수 있으나 지금 대학캠퍼스도 건설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지를 넓히겠다는 것은 무리”라고 말해 조지워싱턴대학 측의 요구를 수용하기가 곤란하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양측 대화에서 김 지사가 300만평 제공이 어렵다는 뜻을 밝히긴 했으나 조지워싱턴대학측에서는 여전히 미련을 갖고 있어 내달 1일 실무자워크숍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 지 주목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지워싱턴대학측의 의지를 의심하지는 않으나 그래도 첫 사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300만평을 요구한다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자 이미 신화역사공원 사업이 시작되는 단계에서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면서 “다만 필요하다면 조지워싱턴대학측과 신화역사공원 사업자측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은 검토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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