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FC, 홈경기 배분 골머리…서귀포와 제주시 뚜렷한 차이

제주유나이티드FC가 홈경기 배분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주유나이티드FC는 지난 2006년 제주에 내려온 후 서귀포시에 있는 제주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해왔다. 제주FC는 올시즌에는 제주시에 있는 제주종합운동장에서도 홈경기를 분산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두 경기장의 장단점이 너무 뚜렷해 제주FC 구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치른 장소인 만큼 시설 면에서는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다만 관중 유인력이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다.

반면 상주 인구 8만명 정도인 서귀포시에 비해 40만명이 살고 있는 제주시의 종합운동장은 휠씬 많은 축구팬들이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이다. 그러나 조명시설이 없어 야간 경기를 할 수 없고 라커룸 등 제반 시설이 열악한 게 단점이다.

제주FC는 9월13일 서울전과 수원전을 제주시 종합운동장에서 치렀는데 각각 1만5695명과 1만3603명의 많은 관중이 모여들었다. 그러나 다시 월드컵경기장으로 돌아온 28일 울산전에는 관중수가 5분의 1 수준인 3383명으로 급감했다.

제주FC의 고민은 또 있다. 한라산을 기준으로 한 이른바 산북(山北)과 산남(山南)의 ‘소지역 감정’이다.

제주는 원래 지난달 13일 서울전 이후 남은 5차례 홈경기를 모두 종합운동장에서 열 계획이었다. 홈경기 분산 개최를 통해 제주도민 전체의 축구단이라는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후반기 막판 홈경기를 모두 제주시 종합운동장에서 열려고 하자 서귀포시 쪽에서 ‘섭섭함’을 전달해 왔다. 결국 부랴부랴 종합운동장 3번. 월드컵경기장 2번으로 홈경기 일정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제주FC 관계자는 "상대하는 팀마다 관중 수가 다를 수 있어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제주시 경기가 아무래도 관중수가 많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은 심리적 거리감이 굉장히 멀고, 관중 부담을 배려한다면 제주시에서 경기를 할 수도 있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주FC는 서귀포FC가 아니라 '제주도'가 연고지로 제주시든 서귀포시든 어떤 곳에도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FC는 K-리그와 컵대회를 합쳐 1년에 총 40경기를 벌인다. 이중 홈경기는 20경기다. 제주FC는 2009년도 홈경기 배분을 어떻게 할지 또 다시 눈치를 봐야할 처지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