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활동 평가 최하위권...현역 물갈이론 거세질 듯

4.15 총선을 앞둔 정치권 물갈이론이 강력히 제기되고 일부 중진 국회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제주출신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적신호'를 예고하는 각종 조사결과들이 나와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현역 의원인 한나라당 현경대 의원, 민주당 고진부 의원의 의정활동이 신통치 않은 것으로 보도되면서 총선을 준비하는 각 진영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문화일보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의정활동 평가결과에서 265명의 의원 중 257등을 기록한 6선의 양정규 의원(북제주군)은 한나라당 중앙당이 당무감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당 지도부에 보고한 자료에서도 D급(경선실시 대상지역이나 탈락가능성 높음)으로 분류됐다.

양 의원은 이미 4.15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어 이번 조사결과가 직접 관련은 없으나 내심 한나라당 비례대표를 꿈꿔왔던 양 의원에게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6선 의원을 염두에 둔 현경대 의원(제주시)도 이번 조사 결과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 의원은 그 동안 제주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론'을 강조해 왔으나 문화일보 조사에서 243위로 평가돼 인물론에 상처를 입게 됐으며, 한나라당 자체 조사에서도 C급으로 분류된 바 있다.

서귀포 남제주군지역구의 고진부 의원(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고 의원 역시 200위원 밖인 203위에 머무는데 그쳐 재선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같은 조사결과가 현역 의원들에게는 4.15 총선에서 세대교체와 정치개혁 바람이 불면서 물갈이론이 제기될 경우 그 결과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 상황으로도 전개될 수가 있다.

현재 제주시지역구는 현 의원외에 김창업 청정환경(주) 자원재생산업 대표이사가 한나라당 경선후보로 출마하겠다며 8일 중앙당에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서귀포 남제주군선거구에는 민주당 고진부 이외에는 당 후보 경선에 나설 인사가 없어 일단 당 공천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본선에서 타 정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물갈이론을 집중 제기될 경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의원들은 문화일보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의정활동 평가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경대 의원의 보좌관은 "정치인의 정치활동을 계량화한다는 자체가 정치의 본질을 잘 못 이해하는 것이자 위험한 일로 이는 정치활동을 단순화시키고 정치인들의 활동을 형식적이고, 건수 올리기에 급급한 백화점식 정치로 몰아갈 뿐"이라며 평가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보좌관은 "중진정치인들은 국회활동 못지 않게 당직자로서의 활동이 있기 때문에 상임위 참석이나 발언빈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보다 중요한 것은 발언으로 정치를 하는 게 하니라 소위 정치력을 발휘해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정치인의 자질로는 보다 중요한 척도"라고 강조했다.

고진부 의원의 보좌관은 "어떤 기준으로 조사가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의원 보좌관과 정부관련부처 공무원들에 의한 여론조사에서는 제주지역 출신의원들이 지역세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불만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 인사는 "고 의원은 상임위나 본회의 참석율이 99%이며, 2000년에는 국정감사 모니터단이 뽑은 우수 의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면서 "대정부 질문에서 국제자유도시와 태권도 공원유치와 관련해 국무총리와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중앙언론으로부터 지나치게 지역 문제만 챙긴다는 지적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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