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경제학박사 고상환 ⓒ제주의소리
요즘처럼 농업인들을 마주하기가 쉽지 않을 때는 없었을 것 같다.

시장개방으로 국내산 농산물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였고, 여기에 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인상이란 악재가 중첩되어 지역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농업을 뿌리째 흔들면서 농업인들의 얼굴에 웃음과 여유보다는 근심어린 표정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과거 1970년대 중앙정부가 녹색혁명을 통해 한국경제의 눈부신 도약을 뒷받침할 때, 밭농사 지대였던 제주도에서는 지금의 감귤산업의 기원을 마련하여 부응하였다.

또한 백색혁명이 있었던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난지형 마늘 피복재배, 겨울감자 작형개발, 하우스 밀감과 한라봉에 대한 재배기술 등을 정립함으로써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다하여 왔고 우리는 이를 큰 자부심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대내외적 여건이 과거와는 확연히 변화된 지금, 그 동안의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농업인들은 농업의 활로를 찾기 위해 농업기술원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한층 더 높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농업인들에게 소비자를 생각하는 생산활동을 강조하면서도, 우리자신은 농업인들을 위한 연구개발 활동에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았을까 ?

그리고 그 결과가 농업인들의 생산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시원하게 해결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라는 점에 대해서 진솔한 마음으로 반성해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농업기술원이 예전과는 다르게 “농업인 연구 제안” 창구를 개설, 홈페이지(http://www.agri.jeju.kr)와 영농교육과정, 소식지 지면 등을 통해 농업인들의 의견을 연중 수렴하여 연구개발사업 추진에 반영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농업인이 함께 참여하는 실용적 연구 개발은 지역농업의 경쟁력강화를 도모하는 일인 만큼, 제주도민과 농업인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해 본다.

벼랑 끝에 선 농업,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의 기간산업이기에 그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오늘도 현장에서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농업인과 동료직원들의 노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머지않은 미래에 알찬결실로 이어져 농업인들의 구릿빛 주름진 얼굴에서도 환한 미소를 다시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경제학박사 고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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