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 축구대회의 공동개최 결정을 계기로 마련된 한일 체육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일본에서 열리는 제21회 일본 스포레크축제가 2008년10월19일  부터 21일까지 일본 시가현 기보가오카 문화공원에서 열렸다.

필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참가하는 11개종목 중 정구(Soft Tennis)한국대표선수로 참가하게 되어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한국선수단은 10월 17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결단식을 가졌고 10월 18일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통하여 대회지인 시가현으로 이동하였다.

시가현은 일본 최대호수가 있는 곳으로 그 둘레가 230km이며 13개시(市)와 2개정(町)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스포레크 축제를 소개하면 일본 최대 생애스포츠 제전으로서, 지방(市,町,村)대회를 통해 42개 현(道) 지역대표를 선발하여 지역대항 종목 18종목과 자유참가종목 11종목으로 매년 도도부현별로 순환 개최하는 생활체육 제전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참가한 이래 매년 참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11개 종목에 193명이 임원 선수가 참가하였다.

   

대회 참가기간중 느꼈던 점 몇가지 압축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일본인들의 기본 질서 의식 수준과 개회식  연출

개회식장인 기보가오카 문화공원은 인공시설이 거의 없는 천연잔디구장으로서 전 선수단이 개인 돗자리를 깔고 앉아 개회식을 진행하는 이색적인 개회식 이었다.

일본 국가를 연주할 때 선수단의 엄숙함과 통제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질서정연한 연출은 한국선수단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또한 행사장 내에는 음식- 토산품- 스포츠용품점 등 다양한 먹을거리 즐길 거리 등이 행해지고 있음에도 어느 곳 하나 흐트러진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수많은 인파들이 이동하고 즐기고 있음에도 행사장은 너무나 깨끗하고 질서정연하였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단상이 의전 내용이었다. 전국단위 행사임에도 단상에는 달랑 접의자 5~6개만 놓여 있을 뿐 군더더기 하나 없이 간단명료하였으며, 국가연주 그리고 개회사 -축사 정도만으로 인사말을 정리하고 바로 식후행사를 한다는 점은 매우 깊은 인상을 주었다.

   

둘째, 맡은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자원봉사자

개회식장으로 이동하면서 특이했던 점은 교통을 통제하고 정리하는 경찰들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점이었다. 행사장 내외의 교통- 주차-안내-식수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자원봉사자들이 활동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그들은 기계화될 만큼 정확한 시간 개념과 자기가 맡은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고개가 숙여지지 않을 수 없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몇날 며칠 통역을 담당했던 우리 정구선수단 통역원 중의 한사람인 강영미씨도 할아버지가 제주시 도평동 출신인 제일교포 3세로 직장에 휴가를 받고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는데 한국 선수단의 통역을 한다는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통역을 하면서도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오히려 즐기는 듯한 그에게서 자원봉사자의 참모습을 보는 듯 했다. 통역을 마치고 헤어지는 날 눈물을 글썽이며 꼭 다시 만나고 싶다는 한인3세 교포를 보면서 역시 한 핏줄이 뜨거움을 느꼈다.

   

셋째, 모두가 끝까지 함께하는 환영연

우리는 일본 정부가 주최하는 환영연부터 히코네시 주최 환영연까지 여러 번의 환영연에 참가하였다. 특이한 점은 환영연에 참가한 사람은 상하 고위직을 막론하고 환영연이 끝날 때 까지 모두가 함께 한다는 점이었다. 우리나라 행사엔  얼굴 도장(?) 찍고, 바쁘다는 핑계로 행사장을 빠져나가시는 고위직이 대부분인 점이 언뜻 머리를 스쳤다. 마지막 까지 남아 빙고게임을 즐기며 파안대소 하며 기념촬영까지 하고 헤어지며  굳게 악수를 나눌 때 우리는 그들을 친구이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넷째,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

다시 개회식장에서의 일이다. 대회 팸플릿을 보던 중 몇 장을 넘기지 않았는데 양면에 크게 도시락을 먹고 나서의 회수방법이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었다. 참가자 모두는 점심이 도시락으로 제공 되었는데 잔반처리부터 전 과정을 팸플릿에 담아 보여줌으로써 친환경적인 행사를 치름과 동시에 자연공원인 행사장의 청결도 유지 할 수 있었다.

   

또한 시화호는 일본 최대의 호수로써 제주도 면적보다 넓다. 호수에는 크루즈선 두 척이 운항중이고, 시민들은 낚시를 즐기고 있었으며 보트를 이용한 낚시꾼도 꽤 많았다.

그런데 그들에게 낚싯대는 있었지만 그 외의 장비는 없었다. 낚싯대와 인조 미끼를 이용한 루어 낚시를 할 뿐 밑밥과 미끼를 사용하는 낚시는 찾아 볼 수 가 없었다.

호수의 오염을 방지하고 수질을 보호하기 위함이 우선이겠지만 고기를 많이 낚으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낚시를 즐기려는 게 그들의 목적이었다. 환경도 보전하면서 취미생활도 영위 할 수 있는 그들의 레포츠 문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황폐해져만 가는 우리의 바다를 생각하면서 자연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그들이 부러웠다.

   

다섯째, 감동을 주는 인정

일본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한국으로 돌아올 때 까지 그들의 보여준 친절과 인정은 우리 선수단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아니 그들의 다시 한국을 찾았을 때 우리는 다시 그들을 그만큼 따뜻하게 대 할 수 있을까?

   

일일이 나열하기는 어렵지만 집에서 준비한 음식을 들고 3-4시간 차를 달려 찾아와 응원하며 대-한-민-국! 을 목청껏 외치며 응원하고, 함께 사진을 찍으면 다음 날 현상을 해서 바로 나눠주며  잠자리는 불편하지 않은지 꼼꼼히 챙겨주는 등의 보이지 않는 배려와 정성에 감동하지 않을 수없었다. 심지어 18명인 우리 정구선수단에 통역을 4명이나 배정하여 선수단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에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스포츠 행사 뿐만 아니라 각종 대형행사를 많이 치르는 우리로서는 겉치레에 치중을 두기 보다는 제주를 찾아온 손님을 배려하고 인정넘치는 친절을 베풀어야하겠으며, 세계자연문화유산 도시이고 관광도시인 제주가 한걸음 더 나아가 세계 명품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세련되고 품위 있는 친절도를 가지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하겠다. / 조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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