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곶자왈사람들 강태유

최근 영어교육도시 건설을 둘러싸고 지역주민과 환경단체간 갈등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듯하다. 이는 환경단체에서 지난 11일 주최한 제주영어교육도시 환경영향평가 본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환경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영어교육도시 환경영향평가 본안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환경단체들은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부분을 발표하여 재조사 할 것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지역주민들은 환경단체의 의견에 반대했고 한 공무원은 환경단체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격분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지역주민들은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단체들이 국책사업인 영어교육도시를 막고 있고, 대정주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며 ‘찬물을 끼얹지 말라’고 주문했다.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서로가 반목해야 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한번 곰곰이 되짚어볼 일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를 두고 여러 가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다른 의견은 차치하고 환경과 환경단체를 둘러싼 지역주민의 오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떤 것이든 개발이 진행되면 환경적인 문제가 필연적으로 따라올 것이다. 특히 화산섬인 제주도는 지질과 자연환경적 특성 때문에 개발에 따른 환경피해 저감방안을 반드시 강구해야 한다. 특히 환경영향평가는 영어교육도시가 국책사업임을 떠나 반드시 거쳐야할 법적 절차다. 개발과정에서 철저하고 정확한 환경영향평가가 이뤄져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오히려 부실한 영향평가가 개발 과정에서 갈등과 논란을 부르고 오히려 사업의 발목을 잡는 이유가 될 것이다.

환경단체에서 주장한 것은 부지의 생태적 환경을 고려하자는 것이다. 이 부분은 사전환경성검토 단계 이전부터 계속 제기해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환경영향평가는 영어교육도시 부지의 무리한 이용계획과 생태적으로 부실하기 때문에 이를 재검토 하자는 것이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요구한 것은 개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킬 것을 지키자는 것이었다. 그 지킬 것이란 제주의 자연이요 누구나 보전 필요성을 인정하는 곶자왈이며 각종 멸종해가는 희귀식물이다.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환경을 지키며 하자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표면에 부각된 것이 개가시나무다. 개가시나무는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식물 2급이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에만 있으며 제주도에서도 일부 곶자왈에만 서식하는 희귀식물이다. 개체수도 몇백그루에 불과해 법으로 보호받고 있는 식물이다. 현장조사 결과 사업예정지에서 다수가 발견됐는데 이 때문에 마치 보호해야 할 것이 개가시나무가 전부인 것처럼 비춰지기도 하고 개발이 지장받고 있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가시나무 보존은 환경단체 일방적 주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법으로 규정된 것으로 개발사업자가 지켜야할 문제다.

우리가 더 주목하는 것은 곶자왈 그 자체다. 곶자왈은 한라산을 제외하면 제주도에 있는 유일한 숲지대다. 더군다나 그 특이한 지질특성 때문에 생명수인 지하수를 만들어내는데 더없이 중요한 곳이다. 또한 일반 숲과 달리 용암대지에 형성된 숲은 그 특이성 때문에 학계 및 주요 언론 등이 곶자왈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그 매력에 이끌려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곶자왈을 찾는 내외국인들 또한 서서히 늘어가고 있다. 그들이 곶자왈을 찾는 이유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제주의 장점이 무엇인가. 누구나 입만 열면 외치는 천혜의 자연자원과 깨끗함이다. 깨끗한 공기와 물, 자연이 살아숨쉬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아닌가. 그것은 우리와 우리 후손,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야할 터전이고 우리는 단지 그걸 지키고자 함이다. 이런 것들이 살아 있을 때 더욱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갈 것이다. 곶자왈(자연)이 살아있는 제주영어교육도시.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것이다. /곶자왈사람들 강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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