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좌승희 원장, 제주국제자유도시 ‘몰이해’ 지적
‘물산업’ 대신 ‘카지노+관광레저’ 선도산업으로 육성 제안

▲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장 ⓒ제주의소리
제주출신 좌승희 경기발전연구원정이 정부가 제주 광역경제권 선도산업으로 채택한 ‘물산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좌 원장은 그 대안으로 제주사회에서 찬반양론으로 갈라진 ‘카지노 육성’을 제시해 광역경제권 선도-전략산업을 둘러싼 논쟁이 예상된다.

‘평등주의’가 아닌 ‘경제적 차별화’를 주창하며 이명박 정부들어 새삼 주목받고 있는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장은 21일 제주상공회의소와 제주광역경제권포럼, 제주지역경제연구센터 공동주최로 열리는 제주광역경제권포럼 세미나 주제발표자로 나서 “제주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력갱생(自力更生)과 독자생존(獨自生存)이라는 ‘큰 시장’을 개척하고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국토발전전략인 ‘광역경제권 개발전략’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광역경제권, ‘자율발전’은 긍정적...치열한 경쟁속 발전기회 상실 우려

좌 원장은 사전 배포한 주제발표문에서 MB정부의 광역경제권 전략이 제주특별자치도로서는 동전의 양면처럼 ‘기회’이자 ‘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광역경제권과 적극적인 협력과 네트워킹을 통해 제주 경제가 자체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운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고, 광역경제권 개발전략을 활용해 중앙정부 주도의 제주개발방식에서 벗어나 제주 스스로 ‘제주개발방식’으로의 전환이 더 용이해 지게 됐다는 점은 분명한 기회로 평가했다.

반면 4대 초광역개발권에 제주 지역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있고, 여타 광역경제권 규모가 커짐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가 어려운 제주는 발전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점은 분명한 위기로 내다봤다.

좌 원장은 “기존 광역자치단체들이 광역경제권을 형성해 산업을 육성하게 되면 지역간 경쟁이 격렬해지면서 사업 규모나 투자 여력이 양적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제주도는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위험이 있다”면서 “더욱이 이제까지는 균특회계에 제주특별계정만 있었지만 향후에는 광역발전계정이 설치되면서 재정적 측면에서 제주에 대한 ‘특별’한 배려는 거의 없어지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좌 원장은 “제주국제자유도시의 관점에서는 제주를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설정하는 정책적 의미를 중앙정부와 분명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으며, 균특회계에서 기존의 제주특별계정을 존치시키면서 광역개발계정을 만들 때 제주의 경우에도 이러한 재정적 혜택을 추가로 더 받을 수 있도록 회계상의 원칙도 사전적으로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선도산업, 제주국제자유도시 선도산업과 맞지 않아

좌 원장은 정부가 채택한 제주 광역경제권 선도산업과 선도프로젝트가 ‘아시아 최고수준의 국제자유도시’라는 비전에 맞는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물산업’을 지목했다. 국제자유도시 육성과 이를 위해 문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은 어떤 연관성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국제자유도시 비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흔적이 없었음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좌 원장은 “물산업 대신 관광레저와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오면서 국제자유도시로서 제주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예컨대 카지노산업의 활성화 등이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카지노산업을 제주의 선도 산업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발전전략과 관련해서도 ▲고품격 관광레저 산업 육성 ▲국제자유도시에 걸 맞는 질적 기반 확충이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4대 선도프로젝트(서귀포 크루즈항, 해양과학관, 영어교육도시, 신공항) 중 영어교육도시 조성지원을 제외하고는 인프라 구축이 중심이기 때문에 실제 전략과 프로젝트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4대 선도프로젝트와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촉진을 위해 이미 선정된 ‘4+1(관광·교육·의료·청정1차 및 첨단산업)‘ 관련 핵심프로젝트 6개, 전략프로젝트 5개 사업 등과의 상호 연관성이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좌 교수는 “사업 내용으로 보면 정부가 제시한 선도프로젝트는 기존의 개발 프로젝트들의 명칭을 수정해 제시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고 혹평했다.

내용적으로 볼 때 결국 겹치게 될 서귀포 관광미항과 서귀포 크루즈항 건설, 생태공원과 해양과학관 등의 사업들이 별도의 사업들인지, 혹은 같은 사업으로 간주되어 통폐합이 되면서 진행될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좌 원장은 “이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전략과 제주광역경제권전략의 차이의 불분명함에서 비롯되는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책적 몰이해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것이다.

# ‘선택과 집중’, 선도산업 집중 육성하고 나머지는 타 경제권과 협력해야

좌 원장은 MB정부의 광역경제권 개발 전략 하에서 명실상부한 제주국제자유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당면 정책과제로 타 경제권과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모든 산업을 하려하기 보다는 ‘선택과 집중’에 따라 선도산업을 육성하고 나머지 산업들은 다른지역 광역경제권의 선도산업들을 고려해 제주 입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역별·산업별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원도와는 의료 및 관광산업을 협력하고, 수도권과는 네트워킹이나 수도권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지원으로 각 산업의 구조고도화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제주경제 활성화를 위해 선도산업으로서 카지노 산업을 선도산업으로 지정받고 카지노 산업 관련 규제를 개선해 관광레저산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좌 원장은 큰 시장의 작동원리에 대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만을 돕는다’는 말로 요약하고는 “제주도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없이 제주특별자치도가 세계적인 국제자유도시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자유도시전략의 성패는 개방화와 세계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자신감 있고 적극적인 경제주체들의 자세에 의해 많이 좌우되므로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성공적으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공무원들과 도민들의 의식도 변화 돼야 한다”는 말로 결론을 맺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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