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30일 11번째 개장행사 진행…근현대의 아픈 역사 증언

겨울의 문턱에 선 11번째 제주올레길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근현대사의 아픔이 깃든 길을 걷는다.

전국에 걷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는 그동안 하늘올레, 바당올레, 마을올레 등을 적절히 결합된 환성적인 트레킹 코스를 개척해 왔다.

오는 30일 진행되는 11번째 제주올레길 개장행사에서는 제국주의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최대의 공군 병력을 집결시켰던 야욕의 현장인 알뜨르 비행장과 제주도민에게 큰 아픔을 안겨주었던 4.3 이후 최대의 양민학살이 자행된 섯알오름, 정약용의 조카딸이자 황사영 백서사건으로 순교한 황사영의 아내로 '바람의 땅' 대정읍에 유배돼 살다가 생을 마감한 한 여인이 묻힌 정마리아 성지 등 근현대사의 아품이 녹아있는 올레길을 만날 수 있다.

제주올레는 지역 최대의 공동묘지가 있는 모슬봉을 11번째 제주올레길의 절정으로 삼기 위해 정상부로 올라가는 '잊혀진 옛길'을 산불감시원의 조언을 얻어가며 복원해 냈다.

모슬봉 정상에 오르면 길 위에서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드넓게 펼쳐지는 제주 남서부 일대의 오름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제주올레 측의 설명이다.

이번 올레길에도 특별한 손님들이 올레꾼들과 함께 한다.

'시선집중' '100분토론'의 진행을 맡고 있는 손석희 교수, '거리의 사회자' '국민 MC'로 불리는 최광기씨, '울고 싶어라'의 가수 이남희씨 등이 올레꾼과 함께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11번째 올레길을 걷는다.

30일 오전 10시 하모해수욕장을 출발하는 11번째 제주올레길은 알뜨르비행장-섯알오름-모슬봉-정마리아 성지-오솔길 올레-곶자왈 올레- 인향동을 거쳐 무릉2리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옛 무릉동교)에 이른다.

제주올레 측은 "타지역에서 전날 내려와 숙박하고 참여하실 분들은 간단한 전야제를 준비할 예정이니 멜케로그빌(064-792-3636)에 예약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올레꾼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물, 간식, 우의, 바람막이가 되는 따뜻한 옷, 운동화나 가벼운 등산화 또는 트레킹화 등이다. 구두는 절대로 피하기 바란다. 문의=064-739-0815, 064-766-2170~1.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