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체육관 운집 범도민 결의대회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제주에 유치하기 위해 도민들의 열기가 하나로 모아졌다.

제주상공회의소와 제주도관광협회, 제주YMCA, 제주실련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05년APEC정상회의 제주유치 범도민운동본부(운동본부.상임공동대표 강영석)는 13일 낮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범도민결의대회를 열고 APEC 정상회의 제주유치를 다짐했다.

간간이 눈발이 날리는등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체육관에 운집한 도민들은 APEC 정상회의 개최지 선정이 정치적으로 흐르지 않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장 안팎에는 정상회의 제주 개최를 주장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내걸려 대회 분위기를 돋웠고 어깨띠를 두른 운동본부 관계자들은 곳곳에서 홍보팸플릿과 스티커를 나눠주며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행사에는 현경대 국회의원과 권영철 행정부지사등 각급 기관단체장과 송상순.고순생 공동대표등 운동본부 관계자, 운동본부 참여단체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관광.건설업계등 각계 도민들도 조직적으로 참여했다.

대회는 APEC 정상회의 유치활동에 대한 경과보고에 이어 대회사, 대통령 및 외교통상부장관에 보내는 메시지 낭독, 결의문 채택, 구호제창의 순으로 이어졌다.

고순생 공동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대통령은 정치논리가 아닌 경쟁도시 모두가 깨끗이 승복할 수 있는 객관적 심사에 의한 경쟁을 보장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며 "정상회의가 제주에서 개최된다면 100만 내외도민은 모든 역량과 힘을 모아 적극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이어 조영희 제주웅변연맹 사무총장이 낭독한 윤영관 외교통상부장관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제주는 최첨단 회의시설인 국제컨벤션센터, 다양하고 품격높은 숙박시설, 청정자연환경, 독특한 문화환경등 완벽한 회의 인프라를 구축한 준비된 지역"이라며 "중차대한 국사가 최근 일부 지역 언론의 보도처럼 충분한 검토없이 결정되는 일은 없어야 할것"이라고 총선전 조기결정설에 우려를 표명했다.

참석자들은 마지막으로 △정부는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선정기준과 명확한 심사일정을 즉각 공표.확정할 것과 △개최 희망 도시중 어느 곳이 정상회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지 냉정하게 판단할 것 △경쟁도시는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활동에 나설 것 △100만 도민은 성공개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할 것등 4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분위기 파악 못한 정치인소개 '씁쓸'

이날 대회는 정상회의 유치 결의를 다지는 구호와 '제주도의 노래' 제창을 끝으로 비교적 성공리에 마무리됐으나 말미에 작은 촌극이 빚어져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촌극은 일정상 행사 불참의사를 밝혔던 현경대의원이 이날 행사장에 나타나자 사회자가 즉석에서 현 의원을 소개하면서 빚어졌다. 이미 행사열기는 가라앉았고 추위 때문인지 참석자들은 서둘러 체육관을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소개가 이뤄졌기 때문. 현 의원은 당초 주최측에 메시지만 전달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단상에 오른 현 의원은 짧게 "정상회의 제주유치에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인사했으나 듣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사회자는 다시 고진부의원이 보낸 메시지를 소개한다며 이번에는 현경대.고진부의원의 메시지를 차례로 낭독했으나 이미 행사장은 썰렁하기만 했다.

한 참석자는 "모처럼 잘 된 행사의 이미지가 막판에 흐려졌다"며 "정치인을 소개하는게 그렇게 중요하냐"고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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