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배의 야생 동식물의 천국 코스타리카 기행(3)

이 글은 교보재단 후원으로 야생동식물의 보고인 코스타리카의 자연생태관리와 환경교육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9월21일부터 10월 6일까지 환경전문가 일원으로 코스타리카를 방문한 정상배 제주환경운동연합 조사팀장이 보내주신 내용입니다.

(9월 30일)
코스타리카의 많은 생태관광지중 제1순위는 단연 카리브해에 접한 청거북 산란지인 뚜르뚜게로강 국립공원이다.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청거북 산란광경을 보기위해 몰려드는데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전문 가이드를 동행해 보트 투어 및 도보로 국립공원을 탐사하게 된다. 청거북 산란광경은 야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최소 1박2일 이상 머물러야 국립공원을 제대로 둘러볼 수 있다.

▲ ⓒ정상배
낮에는 보트투어를 통해 강과 강변을 둘러보았다. 강가의 숲은 과거 자메이카, 도미니카 등 까리브해의 다른 국가에서 정착해온 이주민들에 의한 벌목, 농업, 목축 등으로 인해 훼손된 열대우림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회복되어가고 있는 중인데 숲에서는 가마우지류, 뜸부기류, 해오라기류, 뚜깐 등 조류와 이구아나, 도마뱀류, 엘리게이터 등 파충류, 박쥐류, 나무늘보, 흰얼굴원숭이, 스파이더 원숭이, 콩고원숭이 등 포유류들을 볼 수 있었다.

   
현재 청바다거북은 까리브해의 인적이 드문 모래해변 사구식물군락지에 매년 알을 낳으러 수 백마리씩 찾아오고 있는데 매년 그 수가 줄어들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산란광경 탐사는 예약에 의해 야간에 지역 주민들이 직접 안내하여 알 낳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 탐방객수를 하루 1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편 주민들은 과거에 식용과 판매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포획을 했으나 지금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지역민들이 감시자, 안내자, 보전주체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10월 1일)
오늘은 강가의 마을과 하구지역, 뚜르뚜게로 화산, 환경교육관 등을 보기 위해 다시 보트를 탔다. 강은 수심이 5-6m정도 하폭은 평균 70-80m 정도이며 강가에는 부레옥잠 등 부유식물로 뒤덮혀 있었다. 신기한 것은 마을이 강에 인접해 있는데도 홍수피해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해답은 강 주변의 습지대에 있었는데 그곳의 식물들과 토양이 물조절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악어와 주민들의 공존이었는데 방식은 서로의 서식공간을 인정해주는 것이었다. 악어가 사람을 해치는 경우는 단 한 경우 새끼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경우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강가에서 악어들은 흔하게 볼 수 있기에 관광객들이 이 곳으로 오게 되고 그 수입은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코스타리카 산과 바다 국립공원 등 생태관광지들을 답사하였다. 예전에 접하지 못했던 기후, 자연환경, 경관, 고유문화, 주민들의 일면들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받은 감동들은 일생을 통해 쉽게 잊혀지지 않으리라 믿는다. 이번 답사를 통해 얻은 결론은 첫째, 코스타리카는 국토의 면적이 협소함에도 불구하고 지리적, 기후적인 특성 때문에 열대우림과 더불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둘째, 천혜의 자연조건에도 불구하고 목축과 커피, 바나나, 파인애플, 코코넛농업으로 인해 열대우림의 대규모 훼손을 가져오고 있었다.
셋째, 생태관광 국가시스템을 구축과 체계화된 생태교육, 생태관광, 자연해설프로그램운영 등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으나 실제 방문결과 전반적인 자연관리능력과 인프라부족,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의 부재로 인해 생태자원관리는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이어서 불편한 이동, 치안의 불안, 고온다습한 기후가 답사 내내 함께 하였다. 반면에 10월2일과 3일에는 캐나다 벤쿠버의 도시근교와 ‘숲은 연어를 키우고 연어는 숲을 만든다’의 저자 탁광일 박사를 만나러 뱀필드숲이 있는 밴쿠버섬을 편하게 둘러보았다. 이중에 더 기억에 남고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을 고르라면 주저없이 코스타리카를 선택할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열대우림이 지닌 생명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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