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 삼일을 꿈속으로 오셨습니다 / 행여 앓아 눕기라도 하셨나 / 차일피일 미루다 간 친정집에 / 방문 열어 먼산바라기 하신 눈가에 / 각질처럼 번진 마른 눈물자국
삭정이 같은 몸은 금세 부러질세라 / 말벗할 동무조차 부르기 힘에 겨워 / 지팡이, 저한테 의지했었는데 / 저도 지쳤는지 영영 이별이란다
울음 삼키며  잡은 어머니 두손은 / 칠남매 키우며 사신 육십년 세월이 / 그대로 읽혀져 와 가슴이 아리고
걸어서 이 문지방 다시는 넘지 못하리 / 자식의 등을 빌어 문지방 넘나들다 / 꽃잎되어 바람결에 뉘이실 어머니 / 내 삶에 눈물방울로 머무르실 어머니  -김원정 구좌문학회 회원의 시 ‘어머니’-

▲ 구좌문학회가 펴낸 '동녘에 이는 바람' 제3호  ⓒ제주의소리
구좌문학회(회장 홍기표)가 동인지 ‘동녘에 이는 바람’ 제3호를 펴냈다.

구좌문학회는 지난 2002년 11월 ‘찾아가는 문학강좌’를 통해 제주시 구좌읍 지역 수강생 13명이 결성한 ‘동녘독서사랑모임’으로 출발, 2003년 정식 ‘구좌문학회’가 출범됐다.

구좌문학회는 이후 정기적인 문학강좌와 초청강연.시낭송회.동인지 발간 등을 통해 지역문학 모임의 모범사례로 주목받아 왔고, 회원들의 잇단 신인문학상 당선과 등단 등 활발한 문학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제3호에서도 회원들의 시.수필.희곡 등이 돋보인다. 우선 시 부문에는 김원정.김창진.김형주.박은희.조선희.홍기표.홍제선 씨 등이 작품을 선보였고, 수필부문에는 고여생.김양순.김여종.김은숙.오춘미.좌여순.진해자 씨 등이 아름답고 넉넉한 글들을 소개했다. 또한 희곡부문에는 프리랜서 시나리오작가인 이혜정 씨의 ‘고쟁이’가 실리기도 했다.

초대작품으로는 고응삼 씨의 시조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탑’과 정인수.김길웅 씨의 시 ‘물맞이’와 ‘태극기’, 김가영 씨의 수필 ‘가을에 쓰는 연문(戀文)’, 박재형 씨의 동화 ‘불턱 할망’ 등이 이번 호를 더욱 빛냈다.

홍기표 구좌문학회 회장은 이번 발간과 관련 “회원들의 땀의 흔적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아름다운 꽃 동녘에 이는 바람 3호를 향기롭게 피워냈다”며 “바라던 목표가 이뤄졌다는 성취감의 의미를 터득하고 또 다른 도약의 꿈을 꾸며 또박또박 문학의 씨를 심고 있는 회원 모두의 힘찬 분발에 격려해달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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