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주민·범대위, 항의서한 전달에 제주경찰청 출입문 '봉쇄'
"제주청장 없다" 나중엔 "일정 있다"…10분전 진두지휘

▲ 제주경찰이 강정주민과 군사기지반대 범대위 회원들이 항의서한문 전달을 위해 찾아오자 급히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제주의소리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제주경찰이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강정주민의 인신구속을 운운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주경찰은 항의서한문을 전달하려는 강정주민을 문전박대 했다.

특히 제주경찰은 출입 철문을 굳게 닫은 채 청사 내에 있던 김상렬 제주청장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기까지 해 빈축을 샀다.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반대 범대위 회원들은 22일 오전 11시20분 제주지방경찰청을 찾아 '유관기관 회의 파문 관련 경찰청 항의서한문'을 전달하려고 했다.

▲ '경찰이 새롭게 달라지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무색한 제주지방경찰청ⓒ제주의소리
하지만 제주경찰청은 강정마을 주민들이 출입문 밖에 모습을 나타나자 마자 곧바로 출입문을 걸어 잠궜다. 그리고는 제주서부경찰서 백영범 경비교통과장이 나서 "지금 청장님이 청사에 계시지 않으니 항의서한문을 저에게 주면 나중에 청장님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정주민과 범대위 회원들은 "시위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항의서한문을 전달하기 위해서 온 것"이라며 "이렇게 문전박대를 해도 되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 군사기지반대 범대위 회원이 항의하고 있다.ⓒ제주의소리
또한 "우리가 화염병이나 들고 온 사람들도 아니고, 적도 아닌 제주도민들에게 경찰 출입문을 막아서는 게 어디 있느냐"며 "이래놓고도 '경찰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냐"고 비판했다.

제주청장이 청사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단 1분만이라도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지만 경찰은 변함없었다.

주민들이 계속 항의하자 이번엔 고승윤 제주청 경비교통과장이 현장에 나와 "청장님은 일정 때문에 여러분들을 만?수 없다"며 "갑작스럽게 방문하면 면담할 수 없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겠다"고 답변했다.

▲ 항의서한문을 찢어버리는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제주의소리
주민들은 "왜 경찰청장이 피하고, 회피하느냐. 관계기관에서 주민들을 인신 구속하겠다고 말한 게 경찰이지 않으냐"며 "왜 우리를 범죄인 취급하느냐"고 반박했다.

경찰이 계속 막아서자 30여분간 항의하다 '항의서한문'을 찢어버리고, 해산했다.

한편 김상렬 제주청장은 이날 주민들이 들이닥치기 10분전까지 제주청 현관에서 직접 경찰을 진두지휘했고, 별다른 일정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