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 "일방적 사업 추진 갈등 부추겨"

▲ 강우일 주교ⓒ제주의소리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이자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가 "지역개발과 발전이란 미명하에 제주도는 평화의 가치와 자연보존을 위협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따끔하게 꼬집었다.

강우일 주교는 5일 오후 7시 천주교 제주교구에서 열린 제주 시민단체 신년하례회에서 신년 덕담을 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고병수 신부가 대신 읽은 강우일 주교의 신년 덕담은 "지난 한 해 동안 제주도를 세계평화의 섬이자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아름다운 섬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과 은총을 간구한다"고 시작했다.

강 주교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경제위기는 지구촌 전체를 위기와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IMF 버금갈 정도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데 제주도민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강 주교는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지역개발과 발전이란 미명하에 제주도는 평화의 가치와 자연보존을 위협하는 일들이 여기저기서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제주도에 갈등과 혼란이 심화되고 있고, 풀뿌리 민주주의 가치를 여지없이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돼 더욱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주교는 "하느님이 준 자연은 자르고, 부수고, 깨며, 지배하기 위해 준 자연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살아가도록 준 자연"이라며 "제주의 자연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자연으로 개발의 맘몬 앞에 자연을 희생시켜서는 안되고, 개발도 자연을 우선하며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올해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어나가는데, 자연을 지키고 보존해 나가는데, 그리고 주변의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삶의 희망과 위로를 주는데 노력해 나가야 한다"며 "단체적 이해와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의지하고 협력해 나간다면 제주도는 평화가 넘실거리는 희망이 땅이 될 것"이라고 기원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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