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측 조사기관 M업체 ‘신변위협’ 이유로 돌연 철수강정마을회 등 정상조사 방침 불구 업체측 ‘집으로~’

▲ 이날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공동조사 차질과 관련 "마을회나 법환어촌계는 추도호 공동조사를 물리적으로 방해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이은국 대령에게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9일 오후 2시 예정됐던 강정앞바다에서의 공동조사단 잠수조사가 조사를 맡은 메이텍 엔지니어링 측의 철수로 조사가 무산되는 등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공동생태계조사가 시작부터 차질을 빚으며 향후 조사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잠수조사를 맡은 메이텍 엔지니어링은 해군측 지정 조사업체인 경호엔지니어링의 협력업체로서 이날 메이텍 측은 ‘신변위협’을 이유로 출항 직전 돌연 조사를 거부하고 철수해버려 해군 등 조사단 관계자들을 적잖이 당황케 했다.

이와 관련 강정마을회와 법환어촌계원 등 해군기지 반대주민 100여명은 이날 오후2시 강정포구에서 ‘해군기지 반대’ 약식집회를 열고 지난 2년여 간 첨예한 갈등을 양산해온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결사반대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이에 대해 메이텍 측은 “조사현장에 와보니 해군기지 주민반발 등이 거세고 일부 주민은 매우 격앙되어 있는 등 신변위협을 느껴 조사에 임하기가 부적합하다”고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 이날 오후 2시 강정마을회와 법환어촌계 등은 강정포구에서 집회를 열고 '해군기지 결사반대'의 의지를 재천명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이에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이은국 부단장(대령)은 “강정마을회와 법환어촌계 등의 공식입장은 공동조사가 합의된 내용이니만큼 조사를 물리적으로 막지 않겠다는 것이 분명한 입장”이라며 설득했지만 메이텍 측은 “안타깝지만 양해해 달라”며 끝내 철수해버렸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강지준 법환어촌계장은 이에 대해 “마을주민들이 이번 공동생태계조사를 물리적으로 막는 일은 없다”며 “반대측에서 선임한 (주)에코션도 조사에 참여하는 만큼 혹시라도 반대측에서 공동조사 자체를 무산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사전설명회서부터 ‘삐걱’거리며 차질을 빚은 공동생태계조사는 메이텍 엔지니어링의 철수로 반대측 지정업체인 (주)에코션 조사팀만 오후 3시40분경 강정 앞바다에서 동식물플랑크톤 및 기초생산력 등의 조사를 위한 ‘현장채수’ 작업을 제한적으로 실시했다.

▲ 강정포구 전경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이에 대해 해군제주기지사업단 박성수 대외협력담당(중령)은 “오늘 공동조사 착수가 차질을 빚긴 했지만 내일까지 예정됐던 잠수조사만 차질을 빚은 것이고, 11일 예정된 난.자치어 샘플링 조사 등은 정상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박 중령은 “철수한 메이텍을 대신할 업체를 경호엔지니어링 측과 논의해 빠른 시일내에 재선정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동식물 플랑크톤 △조간대 및 조하대 저서생물 △난자치어 △연산호 군락지 특성조사 등 9개 분야의 해양 동.식물상 조사와 △구럼비 해안 지질을 조사하는 1개의 지형.지질 분야 등 총10개 항목의 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한편, 지난해 9월 강정마을 현지조사 이후 '공정성' 논란으로 해군과 강정주민들과의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며 번번이 무산돼왔던 공동생태계조사가 우여곡절 끝에 착수에는 합의가 됐지만 ‘협의 의견’ 무시 등을 이유로 이날 오전 사전설명회가 삐걱거렸고, 본격적인 공동조사가 업체측의 철수로 차질을 빚는 등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어 공정하고 정상적인 공동생태계조사가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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