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도민자본금 12억만 공중분해 위기…제주도는 용역보고서 ‘공개 기피’

감사원에 의해 자본금 회수와 청산 권고를 받은 JS소프텍의 운명이 제주도는 물론 지역 IT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JS소프텍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내려지지 않고 있던 가운데 감사원이 자본금이 잠식돼 더 이상 경쟁력이 없고, 자치단체가 민간업자의 영역을 침범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주도가 출자한 자본금을 회수하고 회사를 청산할 것을 권고함으로써 제주도가 감사원의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가 감사원의 권고대로 JS소프텍을 청산하던지, 아니면 어떠한 이유를 대고 기업을 계속 존속시킬지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으나 JS소프텍 설립과정에서 보여준 제주도 당국의 정책결정과정에 대해서는 상당한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당초 도내 IT업체는 물론 전국의 IT업계에서 JS소프텍이 결국 지역시장을 잠식하게 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던 상황에서 제주도 당국은 JS소프텍이 설립되면 향후 5년동안 483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하고, 도내 대학생 400명이 취업할 기회가 생긴다는 엄청나게 과장된 ‘장밋빛 용역’결과를 토대로 반대여론을 밀어부친 바 있어 너무나 무책임한 용역이 다시 한 번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2001년 JS소프텍의 전신인 'IT제주개발연구센터‘ 설립에 도내 IT업계가 도내 영세 시장을 잠시하게 될 뿐이라며 강력 반발하자 제주대학교에 ’(주)IT 제주개발연구센터 설립추진에 관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해 오는 2006년까지 480억여원의 사업이익이 발생하고, 400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는 결과를 제시해 반대여론을 잠재웠다.

이 용역을 수행한 제주대학교는 도내 벤처기업과 삼성SDS의 결합을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라 명한 후 합자회사(JS소프텍) 설립을 위한 초기투자 비용은 40억원, 그리고 오는 2006년까지 총 1056억6600만원이 출자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역진이 초기투자 비용 40억원, 2006년까지 1056억원이라는 엄청난 재원이 출자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삼성SDS측의 제안서를 아무런 검증도 없이 받아들인 결과이다.

제주대 용역진은 이 같은 투자계획을 전제로 IT제주개발연구센터가 특화기술을 개발하고, 프로젝트 아이템 제공, 기업의 시스템 위탁관리 사업 등을 펼칠 경우 오는 2006년까지 총 1540억4800만원의 매출증대 효과를 거두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설립 후 5년동안 483억8200만원의 순이익을 남기고 도내 정보통신 인력 400명 취업, 관광산업과 연계된 지역 벤처기업 육성, 선진기술력을 가진 벤처기업과의 전략적 제휴까지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장밋빛 환상’을 도민들은 물론, 이 사업에 반대해 온 도내 IT업계에 심어줬다.

그러나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처참했다.

초기 투자비용 40억원에 2006년까지 1056억원의 재원이 출자될 것이라고 했던 제주도와 제주대 용역진의 호언장담은 20억원이 그쳤다. 삼성SDS는 초기 자본금 7억8000만원만 낸 후 그 이후로는 단 한 푼도 증자하거나 사업비로 출연하지 않았다. 어떠한 안전장치도 만들지 않았던 삼성 SDS의 제안서는 제주도민을 현혹시키는 사탕발림의 종이조각에 불과했다.

또 제주도는 국비5억원을 포함해 8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이며, 또 여기에 도내 IT업체를 설득시켜 4억2000만원을 출연케 해 사실상 JS소프텍의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이 회사의 대표이사와 영업이사 등 핵심은 삼성이 갖도록 해 사실상 첫 출발부터 삼성SDS에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제주도는 도내 IT업체들이 JS소프텍 설립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자 “도내 IT시장을 손대거나 도내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사업을 수주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삼성 등 대기업에서 발주한 사업을 수주해 도내 업체들에게 아웃소싱을 줘 삼성SDS와 도내 IT 업체가 윈윈하고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도내 IT계열 대학생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 같은 주장은 결국 헛구호에 그치게 됐다.

감사원이 2003년말을 기준으로 감사한 결과는 너무나 처참했다.

JS소프텍은 매출액을 1차 연도는 43억여원, 2차 연도는 92억여원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1차 연도 1억여원, 2차 연도에 4억여원에 불과했으마 자본금 20억원 중 4억8200만원이나 잠식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JS소트텍이 진출한 사업분야는 민간 경영참여가 활발히 이뤄지는 부분으로 자치단체가 자본금을 출연해 제3섹터 방식으로 사업을 할 수 없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행자부의 사전 설립승인권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도내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행하는 무모함을 보여줬다.

한편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이후 제주도 담당부서는 이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급급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제주도 정보화담당관실은 지난 91년 제주도가 제주도에 의뢰한 용역보고서를 보여 달라는 취재기자들의 요구에 “감사원의 정확한 감사결과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용역보고서를 보여주기는 곤란하다”면서 이미 2001년에 공개된 용역보고서 공개를 거부하는가 하면, 용역보고서 제목조차 알려주지 않아 제주도 당국이 JS소프텍 문제를 유야무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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