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사 도현스님, 인재 양성위해 써 달라며 추자면에 1억원 쾌척

▲ 19일 도현스님이 장학금 1억원을 북제주군 추자면에 기탁했다.ⓒ제주의소리
30년 넘게 불가의 가르침을 세상에 전하며 중생제도에 힘써온 도현스님(72·대한불교조계종 성덕사)이 고향의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장학금 1억원을 기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북제주군은 19일 “북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인재육성 장학금 지원시책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추자도 출신 불교계 인사가 장학금 1억원을 추자면 장학회에 기탁했다”고 밝혔다.

도현스님은 추자면 영흥리 출신으로 30여년전 전남 장성 백양사에서 불가에 귀의, 현재는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소재한 대한불교조계종 성덕사에서 불가의 가르침을 세상에 전하고 있다.

도현스님의 이번 장학금 기탁은 평소 고향을 위한 사회봉사를 계획해오다 내린 결정으로 장학금은 추자면 장학회의 장학기금으로 확대 조성돼 생활이 곤란하거나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지원될 방침이다.

이에 북군은 도현스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일 북제주군청 제2회의실에서 장학금 기탁식을 갖고 도현스님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 조계종 성덕사 도현스님

▲ 고향인 추자면에 장학금 1억원을 쾌척한 도현스님.ⓒ제주의소리
“항시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돼서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것이 평생 소망이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의 조계종 성덕사 도현스님이 고향인 추자에 1억원의 장학금을 쾌척하게 된 이유이다.

도현스님은 유년시절 늘 배움을 갈망했으나 시대적 상황과 여자라는 이유로 많은 제약을 받았다.

스님의 공식 학력은 ‘초 졸’로 불가에 귀의하기까지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여러 지역을 배회했다고 한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것이 바로 발심이었던 것 같아. 머릿속에 계속 배움에 대한 욕망과 불교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았으니…”

여자라는 것이, 여자가 머리를 깎았다는 것이 부끄러워 산속에서 은둔생활을 한 것도 몇 년. 가족들에 의해 다시 세속으로 나오기도 했지만 스님의 불심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내가 배우고자 선택한 것이니 뭐가 부끄러워? 그런 생각을 하니까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더라고. 배움에는 끝이 없는 것이라 지금도 항시 배우고 싶다”고 말하는 도현스님.

그렇게 배움에 목말라하는 스님의 기억력이 지난여름부터 예년만 못해 장학금 기탁도 서두르게 됐다는 안타까운 조카의 설명이다.

▲ 도현스님의 조카 박경자씨는 스님이 건강상의 이유로 장학금 기탁을 서둘러 황급히 입국했다.ⓒ제주의소리
도현스님에게는 각별한 조카인 박경자씨(51·美 조지아주)는 “스님이 연세가 있으셔서 건강이 더 악화되기 전에 평생 소망이던 장학금 기탁을 서두른 것 같다”며 “스님께서 배우지 못한 것을 한스러워 하시는 만큼 스님의 뜻에 따라 진정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제대로 된 장학금 운용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현스님은 “내가 얼마나 더 살 지는 모르지만 생애를 마치는 순간 내게 남아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 또한 고향의 학생들에게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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