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발전연구원, ‘제주청년실업 현황과 대응’ 논문서 우려 제기
심각한 구직난 영향, 청년만성실업 초래 대응방안 마련 강조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이구백’(20대 90%가 백수), ‘삼일절’(31세면 취업길이 막혀 절망한다), ‘십오야’(15세가 되면 앞길이 캄캄해진다), ‘삼초땡’(30대 초반이면 명예퇴직한다)…. 모두 심각한 청년실업난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신조어다. 우스갯소리지만 씁쓸하기 짝이 없다.

이같은 사회 변화상을 보여준 의미있는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24일 제주발전연구원이 연구발표한 '제주지역의 청년실업 현황과 대응방안'이란 논문이다.

이번 논문에선 제주지역 대학생의 정규직 취업비율이 최근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비정규직 시간제 일용직 비율은 크게 증가해 심각한 대조를 보였다.

이번 논문에 따르면 제주지역 대학생의 정규직 취업비율은 2007년 68.7%에서 2008년 61.2%로 1년 사이 무려 7.5p나 감소한 반면 소위 ‘알바’로 불리는 비정규직 시간제 일용직은 2007년 4.7%에서 11.3%로 2배 이상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학생 취업률은 지난 2007년 76.3%에서 2008년 79.0%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제주지역 대학생들의 취업률은 일부 상승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고용의 ‘질’ 면에선 오히려 악화됐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한 지난 2년(2007~2008년) 동안 제주지역 대졸자 가운데 취업 제외자인 전문대학 재입학자가 3.6%p 증가했고, 군입대자도 6.1%p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심각한 취업난을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서 대졸자가 다시 취업이 잘되는 전문대학 학과에 진학하는 경우이거나, 혹은 취업환경이 호전되는 시기를 기다리는 차원에서 군입대를 택하는 경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년간 제주지역 미취업 대학졸업자 가운데서도 1/3 가량이 공무원 시험 등 국가고시를 준비해 공직에 진출하려는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절반 이상은 다른 부분에 취업준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논문에선 “앞으로 제주지역 고용사정이 더욱 악화된다면 대졸 취업희망자들의 비정규직 시간제 일용직에라도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취업 대졸 취업희망자들이 잇단 취업실패 혹은 공무원 시험에 불합격하는 일이 반복되는 과정서 구직단념자 또는 무임금가족종사자로 전락할 가능성도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논문은 “이에 따라 구직단념자, 무급가족종사자, 그리고 취업준비생(인턴, 해외연수, 공무원시험, 회사입사 등)의 급증은 결국 청년실업률 산정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청년 만성실업 상태로 진입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제주지역 청년실업’에 대한 우려했다.

그러면서 논문은 최근 9년간 제주지역 청년층(15~29세)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자 수 등 청년 노동시장의 전반적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은 청년실업 문제해결을 위한 종합대책 방안이 매우 미흡한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제주자치도와 도내 대학 및 전문계 고교 등이 각각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예산과 대책마련을 위한 가칭 ‘제주지역 청년고용촉진 중장기 종합대책’ 수립이 필요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제주발전연구원 고승한 연구원은 “청년실업문제는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우선 청년노동시장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실태조사가 선행되고, 그것을 바탕에 둔 중장기 종합대책 등 가시적인 청년실업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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