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작가회의, '4.3 61주년 추념 시화전' 4.3평화공원에서 진행

제주4.3의 아픔을 넘어 다시 기억하는 역사로 삼기 위한 '4.3 61주년 추념 시화전'이 4.3평화공원 야외전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제주작가회의가 마련한 이번 시화전은 제주4.3의 역사적 진실과 그 내면을 들여다보는 성찰의 공감대를 함께 나누고 새로운 4.3문학의 좌표를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오는 12월20일까지 장기전시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픔을 넘어, 다시 기억하는 역사'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추념 시화전에는 60여편의 시화작품이 전시된다.

돌 무 덤

- 김 석 교

이 커다랗고 무거운 조개껍질,
또 다시 갇힌 어둠이 싫다
이름 석 자의 헛무덤이 싫다
이승에서 뚫린 가슴 답답한 억장
구천에선들 풀리겠느냐
해원이라 화해라 들까불며
가슴 짓누르는 무거운 돌만 얹어놓고
햇빛 한 줌 없이 혼백마저 가둬버린
돌무덤이 답답하기만 하구나

소처럼 일하고 저녁이면 도란도란
폭낭 그늘 아래 모깃불 피우던 사람들
학살의 광풍에 스러져
들까마귀 밥 되어버린 이들에게
이 무거운 시멘트 돌덩이는
고인돌일 뿐이구나
일백 평 굴속에 울리는
일만 사천 신위의 신음소리 들으면
아직 용서도 해원도 멀기만 하구나

해마다 4월이 와도 왜 비바람은 세차기만 한지
이 평화공원에 까마귀는 왜
떠나지 않고 울고만 있는지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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