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봄 일렁이는 이중화산체, "전망이 죽여줘요!"
금빛 봄 일렁이는 이중화산체, "전망이 죽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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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오름기행 53] 제주올레 12코스 탐방 당산봉

   
▲ 당산봉 정상  ⓒ 김강임

2009년 3월 28일 오후 2시, 제주시 한경면 자구네 포구에서 왼쪽으로 접어들자 시멘트길이었습니다. 짭조름한 바다냄새와  마늘밭, 포구와 기생화산과의 조화가 이색적이었습니다.

   
▲ 자구내포구에서 당산봉으로 오르는 산책로  ⓒ 김강임
   
▲ 보리수와 제주올레 리본ⓒ 김강임

표고 148m, 비고 118m인 기생화산 산책로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은 보리수 나무입니다. 행여 빨간 보리수 열매가 나무에 달려 있을까봐 가던 길을 멈추고 보리수 열매를 찾아보았지만 허사입니다. 1m도 되지 않는 산책로 주변은 보리수 나무와 해송이 숲을 이뤘더군요. 때문에 지난 겨울에 떨어진 누런 소나무 이파리가 산책로를 덮었습니다. 화산의 터에서 누런 솔잎를 밟는 운치도 좋았습니다. 드디어 제주 중산간 마을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던 토박이 친구가 말문을 열었습니다.

"우리 어릴 땐 떨어진 솔잎이 땔감이었지. 불에 잘 타니까, 땔감하려고 오름마다 휘비고 돌아 다녔는데..."

가던 길을 멈추고 운동화 발로 솔잎을 긁어모으는 친구의 표정엔 추억과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당산봉 중턱에는 조그만 초소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초소로 통하는 시멘트 길이 나 있더군요. 오름 중턱까지 길이 나 있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만, 제주의 기생화산이 그대로 남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당산봉은 동·서·남사면은 가파르고 퇴적암층이 드러나 있습니다. 또한 오름 서사면 바다쪽은 해안절벽이더군요. 특히 북사면은 수중분출 된 후 육상 환경에서 분화구 내부에 새로운 화구구가 생긴 이중식 화산체입니다.

자구네 포구 주변에서 보는 층리구조는 응회구의 외륜과 퇴적층의 단면 노두가 잘 발달하여 나타난 현상입니다. 꼭 시루떡 같은 단층이 당산봉의 역사이기도 하지요. 30분쯤 걸었을까요. 정상에 미리 도착한 올레꾼들의 환호성 소리가 들렸습니다.

   
▲ 당산봉 오름중턱 ⓒ 김강임

제주 초가를 이는 누런 띠가 당산봉 정상을 덮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산봉 정상은 금빛물결이 넘실대더군요. 그리고 하늘 아래는 새들의 군무가 펼쳐졌습니다. 이 풍경에 미친 올레꾼들의 감탄사는 환호성이었습니다. 새들의 군무에 자유를 느껴보는 순간이었습니다.

   
▲ 띠 숲에서 추억을 엮다  ⓒ 김강임
   
▲ 정상에서 차귀도 ⓒ 김강임
   
▲ 용수리 풍차가 이국적이다ⓒ 김강임

당산봉 포인트는 차귀도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해질녘 일몰은 장관이지만, 일몰을 보지 못함이 아쉽더군요. 용수리 해안도로 풍차는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그림 같았지요. 섬속의 섬, 광활한 바다, 지평선을 일컫는 평야의 조화로움은 한마디로 환상 그 자체입니다. 이날따라 날씨가 화창해서 당산봉 정상은 남국 최고의 전망대였습니다. 그러니 조망도 더블이었지요.

   
▲ 생이기정 절벽에 갈매기가 쉬어가다  ⓒ 김강임
 
하산은 생이기정(갈매기 떼 쉬는 절벽) 쪽을 택했습니다. 왜냐하면 생이기정은 제주올레가 만든 12코스길이거든요. 아무래도 생이기정 프리미엄은 절벽이겠지요. 층을 이룬 절벽에 갈매기 떼가 쉬어 간다는데 갈매기는 왜 하필 절벽에서 휴식을 취할까요?

생이기정 올레길은 좁디좁은 산책로로 겨우 한 사람 정도가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제주올레 12코스에서 만나는 가장 좁은 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길 옆에 너울대는 노란 띠 숲은 낭만적이었습니다. 가을 냄새를 물씬 맡을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그 띠 숲에는 어린 고사리가 얼굴을 내밀고 있었으니 봄이 무르익고 있다는 증거였죠.

   
▲ 당산봉 중턱에 고사리가 얼굴을 내밀다  ⓒ 김강임
▲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  ⓒ 김강임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검은 절벽 속에는 해식동굴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식동굴을 답사할 수 없음은 아쉬웠습니다. 가까스로 침식작용으로 절벽에 생긴 천연동굴을 볼 수 있더군요. 봄바람은 절벽 아래 파도를 만들어 하얗게 포말을 일더군요. 물에 손을 담그면 손마저 쪽빛으로 변할 것 같은 바다도 환상이었습니다.

1시간 정도 걸었던 당산봉, 화산터 당산봉 정상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봄바람에 일렁이는 금빛 띠 숲은 오래오래 기억 속에 남을 것 같습니다.

당산봉 

  

   
▲ 고산평야에서 본 당산봉  ⓒ 김강임

당산봉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4705번지에 소재해 있으며, 표고 148m, 비고 118m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동·서·남 사면은 가파르고 퇴적암층이 드러나 있으며 서사면은 바다쪽으로 해안절벽, 북사면 쪽으로 벌어진 이중식 복합형 화산체로, 처음 천해지역(淺海地域)에서 수중분출된 후 육상환경에서 분화구 내부에 새로운 화구구(火口丘 : 당산봉 알봉)가 생긴 이중식 화산체(二重式火山體)이다. 당산봉의 당은 神堂(신당)을 뜻하는 것이라 합니다. 옛날에는 오름 기슭에 뱀을 신으로 모시는 신당이 있었다 한다. 그런데 이 신을 '蛇鬼'(사귀)라 하여 그후 차귀오름이라 부른다.

당산봉 해안쪽은 심한 파식작용으로 원형을 잃고 있으며, 해안 절벽 노두에서 잘 발달된 층리구조를 볼 수 있고, 북서쪽 벼랑에는 해식동(海蝕洞)인 '저승굴'이 있다. 오름 등성이는 해송이 주종을 이루고 주변에는 경작지가 조성되어 있고, 예전에 봉수대가 있어 북으로 판포봉수, 남동으로 모슬봉수와 교신했다고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정보 중에서-

덧붙이는 글 | 가는길 : 제주공항 - 이호해수욕장입구 - 하귀입구 오거리 - 1132번 지방도 - 애월사거리(직진) - 대림사거리(직진) - 협재사거리 - 두모삼거리 - 신창사거리(직진) - 신흥삼거리 - 당산봉으로 1시간정도 소요된다.

<제주의소리>

<김강임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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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 2009-04-08 16:46:52
시원한 바다에 나즈막한 당산봉, 오솔길, 보리수 나무와 소나무 굴락, 바다 가운데
차귀도 그리고 용수리 풍차, 고사리, 절벽 등 자연의 조화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초등학교때 자주 소풍을 갔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갑니다.
오랜만에 고향 소식을 접하여 감사드립니다.

서울 등촌동에서... (고산 출신)
114.***.***.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