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들로 구성된 제주도농아복지관 '손소리빛연주단'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건청인'에게도 음악은 쉽지 않은 분야지만 청각장애인들이 이에 도전장을 내고 연일 연습에 땀을 흘리고 있다.

▲ 청각장애인들로 구성된 제주도농아복지관 '손소리빛연주단'의 연습모습.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지난 2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5시 제주도농아복지관 5층에서는 실로폰, 드럼, 난타북 등의 소리가 때 아닌 난장을 이루고 있다.

건청인에게는 웬 불협화음인가 하는 이 소리는 바로 청각장애인들이 결성한 손소리빛연주단이 연습을 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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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청각장애인에게는 불가능으로 여겨지는 악기연주를 위해 10명의 단원이 모였다.

악기를 다루는 것은 커녕 음악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갖지 못했던 이들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도전의 첫걸음을 내딛은 것.

그렇게 탄생한 손소리빛연주단의 연습시간에 맞춰 지난 9일 제주농아복지관을 찾았다.

▲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이날 연습에 참여한 청각장애인은 모두 7명. 보청기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각장애인부터 전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까지 단원들은 장애의 수준과 연령도 다양하다.

연습은 칠판에 장단을 그려넣고 이를 '하나 둘 셋 넷!'을 수없이 되내이며 자신의 순서가 오면 악기를 연주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에 다른 악기의 소리를 들으며 자신이 연주할 타임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숫자를 세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고 눈과 몸은 더욱 긴장되지만 그래도 모두 열심이다.

▲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아직은 악기의 특성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장단에 맞춰 제때에 악기를 연주하기 쉽지 않지만 이들은 오는 12월까지 꾸준히 연습할 계획이다.

솔직히 손소리빛연주단을 계획할 때만 해도 단원모집이 과연 될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추진해 온 제주도농아복지관 사회직업재활팀 홍금희씨(청각장애).

▲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음악 등 취미생활에 관심이 많았던 홍금희씨는 영지학교 재학당시 악기를 가르치려는 선생님에게 "듣지 못하는데 어떻게 연주를 하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때 선생님은 "너희들도 할 수 있다. 다만 눈이 중요하다.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주었다.

그렇지만 홍씨는 '보는 것만으로 연주를 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과감히 도전했다. 결과는 성공이다.

홍씨는 현재 단원들에게 기본적인 장단과 악기 연주법 등을 가르칠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

홍씨는 "농아인들은 비록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진동은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드럼, 마린바, 실로폰, 심벌즈, 난타북 등 타악기를 중심으로 음악을 연주하게 될 것"며 "농아인이라서 못해, 못해, 못해 라는 생각을 해 왔는데 이런 마음을 버리면 우리도 건청인 할 수 있는 것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주단 구성을 계기로 농아인들의 여가나 취미활동이 더욱 다양하게 활성화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청각장애인은 음악에 관심이 없고 연주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이들은 앞으로 제주도내 행사 및 타지역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을 목표로 연습에 매진할 예정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최종목표가 세계 무대에 서는 것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언젠가 손소리빛연주단의 연주가 그들의 도전만큼 아름다운 음악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또 그들의 목표처럼 세계의 무대에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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