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를 위한 촛불모임'…"우리는 순교자를 원하지 않습니다"

▲ 천성산과 지율스님을 위한 생명평화 촛불모임
'천성산'을 살리기 위한 지율스님의 생사를 넘나드는 단식이 벌써 93일을 넘었다.

천성산 관통 경부고속철도를 막아내기 위해 온몸을 내던진지 벌써 93일째다. 지율스님이 단식은 2002년부터 4번째. 3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무려 200일 이상 단식으로 저항하고 있다.

생명과 평화, 환경을 위한 지율스님의 메아리가 전국으로 울려퍼지고 있다. 2제주도에서도 환경단체와 종교단체가 함께 '천성산.지율스님과 생명평화를 위한 촛불모임'을 구성, 본격 활동에 나섰다.

▲ 지율스님과 천성산을 회고하는 오라선원의 제용스님
첫 촛불모임은 27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제주종교인협의회,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참여환경연대, 풀꽃세상 등 시민사회단체와 도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임문철 신부는 "저도 나름대로 '환경운동'에 참여하고, 실천해 왔다고 자부심을 가진적이 있었지만 무려 93일째 곡기를 끊고 이땅의 생명.평화.환경을 위한 지율스님에게 아무런 힘을 드리지 못해 슬프고, 이자리에 서있기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원명선원 대효 스님은 "나만, 우리만, 사람만 잘되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땅과 숲, 다른 생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대효 스님은 "지금 지율스님이 행하는 것은 어둠을 깨뜨리고 광명이자 촛불"이라며 "지율스님의 엄숙한 시간이 모든 사람에게 생명.평화.환경의 눈을 뜨게 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어 풀꽃세상 문근식씨는 해방신학으로 유명한 레오라르도 보프가 지율스님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낭독했다.

"나는 모든 생명을 지키기 위한 당신의 희생에 함께 합니다. 나는 당신의 윤리적, 영성적 결단에 존경을 표합니다. 당신은 한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사랑과 연대의 좋은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순교자를 원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우리 같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더 함께 있어야 합니다. 당신은 살아야 합니다"

도롱뇽의 친구들께

입춘 立春
얼음 밑으로 봄물 흐르는 소리
푸르다 할까
붉다고 할까
아프디 아픈 검푸른 빛일까.

2월6일
아직 겨울의 꿈에서 눈 뜨지 못한
도롱뇽 소송 마지막 공판일
잠에서 깨어나면 이 모든 것들이
겨울의 지나가버림 이었으면.

기도하여 주셔요
마음을 모은 기도의 힘,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은
홀로 피운 마음의 꽃
누구도 꺾어 가지 못하듯이…

천성산에서 첫 출가를 한 오라선원의 제용스님은 "천성산은 남한의 금강산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아숨지고 있는 곳"이라며 "또한 신라시대 원효스님이 만든 내원사가 있는 곳으로 불교문화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생명평화를 위한 촛불모임'은 천성산과 지율스님을 위해 '생명의 실타래' 퍼포먼스를 벌이며 시민들에게 선전전을 펼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대선 출마시 '천성산 터널 백지화와 노선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1년도 안돼 노선을 확정하고 공사를 단행한 바 있다.

천성산과 지율스님을 살리기 위한 촛불모임 행사는 2월1일까지 시청 어울림마당에서 6시에 계속 개최될 예정이다.

▲ 생명의 실타래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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