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육연대,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설립 전면 재검토 촉구
초중 등록금 4000만원 '귀족학교'…타시도 경쟁력 없다

영어교육도시내 설립될 제주국제학교의 등록금이 3100만원이 넘고 기타 비용까지 포함하면 4000만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때문에 국제학교 설립 용역이 짜맞추기식 엉터리일 뿐만 아니라 재단전입금이 무려 30%로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공공성강화와 교육복지실현을 위한 제주교육연대는 29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설립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제주교육연대는 "지난 3월3일 영리학교 설립 허용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제주국제학교 설립추진 과정은 법률시행과 시행령이 제정되기도 전에 조례 입법예고가 이뤄져 법적 절차를 위반하고 있다"며 "모범이 돼야 할 제주도교육청이 법률적 절차를 위반하면서 도민과 도의회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제주교육연대가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국제학교 설립 재검토를 촉구했다.ⓒ제주의소리

제주교육연대는 "지난 2월20일 나온 용역보고서가 40일만인 지난 6일 공개된 이유도 석연치 않으며 용역보고서의 내용조차 학자들이 작성했다고 보기에는 완성도가 매운 낮을 뿐만 아니라 짜맞추기식 흔적이 곳곳에 있다"며 "입법예고된 조례 내용도 공공성 확보와 제주도민의 자녀를 위한 대책은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제주교육연대는 "국제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연구용역보고서의 내용의 등록금 산정이 대표적인 엉터리 작품"이라며 "재단전입금을 30%로 책정한 것이나 국제학교의 모든 교사들의 급여를 초임교사로 산정한 것은 현실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제주교육연대는 "재단전입금을 기초로 산정된 등록금 초등 1742만원과 중등 1964만원은 짜맞추기식 계산에 불과하다"며 "귀족학교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궁여지책을 발휘(?)했지만 재단전입금과 원어민 교사 급여 현실화, 장학금 부담을 고려할 때 등록금은 4000만원 수준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 김상진 전교조 제주지부장이 제주국제학교 용역이 재단전입금 30%로 책정 엉터리라고 주장하고 있다.ⓒ제주의소리
김상진 전교조 제주지부장은 "영훈학원의 재단전입금은 2%, 대원학원은 8%에 불과한데 제주국제학교는 재단전입금이 30%로 가능성이 없다"며 "학생납입금 2500만원, 기숙사비 660만원, 방과후 수업비용 500만원, 방학중 활동비 300만원 등을 합치면 3987만원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건물을 지어주고, 토지까지 줘서 들어오라고 해도 안올 판인데 제주국제학교의 재단전입금을 갖고서는 도저히 경쟁력이 없다"며 "재단전입금을 30%로 하면 어떤 학교법인도 제주도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교육연대는 "원어민 교사의 인건비를 6000만원으로 하고, 교사 1인당 학생수를10명으로 정한 것은 타시도의 국제학교에 비해  스스로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것"이라며 "서울국제고는 교사 1인당 학생 8명, 민사고의 원어민 교사 급여는 8만 달러로 비교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교육연대는 "중앙정부는 국책사업이라면서 정부예산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다고 했지만 애초 약속한 1000억원이 530어원으로 축소되고 공립학교도 4개교에서 1개교로 줄였다"며 "이 공립학교마저 위탁운영돼 사실상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립학교는 없어진다"고 꼬집었다.

교육연대는 "제주도와 교육청은 영어교육도시를 비롯해 그동안 실패한 교육산업정책에 대해 도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차리라 외국학교유치를 위해 쏟아붓는 예산을 제주공교육 강화를 위해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효과적이며, 허황된 개발논리로 도민을 기만하지 말고, 국제학교 설립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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