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 미 연방 대법관 유력 후보에 고홍주 예일대학장
오바마 행정부와 맞은 '진보 코드'…형은 보건부 차관보 영예

▲ 제주출신 고홍주 예일대 학장ⓒ제주의소리
제주출신 고홍주 예일대 학장이 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대법관 후보에 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일자로 데이비드 수터(69) 대법관 후보로 제주출신 한국계 고홍주(54.미국명 헤럴드 고) 국무부 법률고문(차관보) 내정자를 비롯해 10명의 인사를 소개했다.

9명으로 구성된 미국 연방대법원은 최고의 사법기관으로, 다양한 법률적 다툼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는 곳이며, 특히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도덕적 가치와 윤리규범에 관해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사회의 이념적 기울기를 결정하는 곳이다.

현재 9명의 대법관 가운데 공화당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존 로버츠(53) 대법원장과 새뮤얼 알리토(58),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클래런스 토머스(60), 레이건 대통령 때 임명된 안토닌 스칼리아(72), 앤서니 케네디(72) 등 5명의 대법관은 보수성향으로 분류된다.

반면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75)와 스티븐 브라이어(70), 포드 전 대통령 때 임명된 폴 스티븐슨(88), 아버지 부시 대통령 재임 때 임명된 데이비드 수터 등은 진보성향을 보여왔다.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민주당 정권이 대법관을 지명한 것은 15년전이 마지막이며, 그 사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8년 집권을 거치면서 대법원 완전히 보수성향으로 기울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오바마 대통령은 따라서 수터 대법관의 후임으로 소수인종 또는 여성계를 대표하는 진보적 성향의 법률가를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연방대법관은 대법원의 역사에서 지금까지 대법관을 지낸 110명(현직 포함) 가운데 흑인과 여성은 각각 2명에 불과하며, 아시아계와 히스패닉계는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예일대 로스쿨 학장인 고홍주 국무부 법률고문 내정자가 대법관에 임명되면 미국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계 대법관이 탄생하는 것이다.

고 내정자는 부시 전임 행정부의 해외 정책을 공개리에 비판해 온 인물로 오바마 행정부와 이른바 '코드'가 맞는 진보적인 인사로 꼽히고 있다.

고 내정자는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출신인 故 고광림 박사의 아들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행정부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는 최고위직인 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로 재직했고, 2004년부터 임기 5년의 예일대 법대 학장을 맡아오고 있다.

고 내정자는 지난 3월23일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국무부 법률고문(차관보급)으로 내정돼 인사청문회를 받고 있다. 또한 고 내정자의 형 고경주 박사는 고경주(57.미국명 하워드 고) 박사를 보건부 보건담당 차관보에 지명돼 형제가 동시에 차관보급을 맡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미국에서 형제가 동시에 행정부 고위직을 맡는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고홍주 내정자 외에 대법관 후보로 여성의 경우 엘레나 케이건(Elena Kagan) 송무담당 법무차관과 소냐 소토메이어(Sonya Sotomayor) 항소법원 판사, 킴 맥클레인 워들로(Kim McLane Wardlaw), 샌드라 레아 린치(Sandra Lea Lynch), 다이앤 파멜라 우드(Diane Pamela Wood) 법관, 레아 워드 시어스(Leah Ward Sears) 조지아주 대법원장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 남성 후보로는 데벌 패트릭(Deval Patrick) 메사추세츠 주지사, 카스 선스타인(Cass Sunstein) 하버드 법대 교수, 루벤 카스틸로(Ruben Castillo) 시카고 지방법관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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