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복지 우선투자 지역사업 일환, 특수교육아동 딸기체험 진행

바글바글. 딸기밭이 어린 농부들로 분주하다.

제주시 오라동 연북로에 위치한 딸기 농가를 습격한 어린 농부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손놀림이 엉성하다. 저러다 딸기 줄기나 꺾지..싶은 순간 "딸기는 익은 거... 빨간 거로만 따야해요"라며 조심조심 빨간 딸기만을 골라 따낸다. 왼손엔 광주리 오른손엔 금방 따낸 딸기를 얼굴 높이로 들어 보이며 웃는 얼굴이 머리 위의 파란 하늘보다 화창하다.

   

이 어린 농부들은 아라, 동, 화북, 삼양, 동화초등학교 등 제주 시내 5개 학교 특수학급 학생들이다. 도교육청 주최로 '교육복지 우선투자 지역사업' 일환의 '특수교육아동 농촌체험 행사'가 6일 진행됐다.

딸기가 빨간색이라고 알았지만 하얀색, 초록색 딸기가 함께 자라고 있다. 물론 하얀색, 초록색 딸기는 시고 맛이 없어 빨간 딸기만을 따야한다는 것을 아이들도 알고 있다.

딸기 따는 법을 간단히 배운 아이들은 딸기 담을 광주리를 옆구리에 끼고 밭으로 들어간다. 밭고랑에 자리잡는 폼이 벌써 딸기밭 습격 준비가 완료된 모양이다.

빨갛고 작은 딸기는 줄기가 연하고 따기도 쉬워 학생들의 성취욕구가 컸다. 아이들은 고개를 들 생각도 않고 초록잎에 파묻혀 딸기 찾기에 몰입해 있었다.

   

이날 체험 행사장으로 쓰인 딸기밭은 행사를 후원하고 있는 제주농협 조합 소속 농가주부모임 회원이 주인이다. 딸기밭 주인인 이은자씨는 아이들의 딸기 따는 실력이 훌륭하다며 10점 만점에 9점을 줬다. 나머지 1점은 손이 너무 빨라서 란다. 자신보다 더 빠르다며 얄미운듯 웃는다.

이날 행사는 여러 단체에서 지원을 했다. 제주농협 조합 소속 농가주부모임에서 행사가 열린 딸기밭을 제공했다. 여성농민 870여명으로 구성된 농가주부모임은 소속 회원들이 직접 소유하고 있는 밭이나 생산물로 독거노인이나 저소득층 등에 온정을 나눠오고 있다. 또 이날 학생들의 딸기 체험을 옆에서 도와줄 일일 부모로 학교특수학급교사와 자원봉사자들도 함께 했다.

▲ ⓒ이미리 기자

한 광주리 가득 잘 익은 딸기만을 골라 담은 임도경 학생(동화초 3학년)은 "딸기 맛이 꿀맛"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임도경 학생의 일일부모는 "평소 아이들과 함께 딸기밭에 가고 싶어도 농장주인들이 딸기를 계속해서 수확해야 하기 때문에 체험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좋은 장소가 제공돼 아이들도 집에서만 먹던 딸기가 땅에서 나는구나하는 것을 알게 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체험 프로그램은 제주시내 교육복지 우선트자 지역사업의 일환으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통합프로그램이다. 특수반 학생들에 특화된 농촌체험활동은 작년부터 1년에 4번씩 제주농협, 농가주부모임 등의 지원을 받아 진행해 오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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