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글로벌아카데미(9)] 다랭이마을 김주성 추진위원장
'경관농업으로 도농교류의 비전을 심는다'

"농촌에서 경관농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정으로 도시민들을 대하면 그들은 감동하게 된다. 성공은 욕심을 버릴 때 가능하다!"

경상남도 남해의 한 바닷가 작은마을. 거친 파도로 인해 배를 접안시킬 수 없어 바닷가 마을이면서도 배 한 척 없고 계단식으로 조성한 논과 밭에 벼, 마늘 등을 주요작목으로 생을 이어가는 '다랭이마을'.

연간소득이 350만원 수준에 그치고 노인들이 주를 이뤄 '적막했던' 이 마을이 지금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가구당 평균수입이 3000만원을 돌파하는 '활기 넘치는' 마을로 거듭났다.

▲ 다랭이마을 김주성 추진위원장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이 마을의 김주성 추진위원장이 지난 15일 제주를 방문, 경관농업으로 도농교류의 성공사례로 떠오르고 있는 다랭이마을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전체 가구수가 60여호에 그친다는 다랭이마을은 전가구가 농사에 의존하면서 30여가구는 민박업도 병행하고 있다.

민박이라고 해도 거창한 시설의 화려한 민박이 아니라 주민들이 가정에서 그대로 함께 생활하는 체험형 민박형태.

▲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주인과 손님이 함께 주방을 쓰고 같은 상에서 밥을 먹으며 교감을 쌓아가는 것이 바로 다랭이마을 민박이 갖는 특별함이다.

다랭이마을 김주성 추진위원장은 "주민과 도시민이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할 때 진정한 교감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같이 밥을 먹으며 지역 특산물과 요리법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마음을 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추진위원장은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정을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웃는 얼굴이라도 모두 같은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올 때 상대방에게 진심이 통하는 것"이라며 "욕심으로 버리고 온마음을 다해서 도시민들의 혼을 빼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을을 찾는 도시민들의 편의도 중요하지만 지역을 지키는 주민들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도시민들에게는 약간의 불편을 감소하게 하더라도 주민들이 생활을 무너뜨리고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은 없도록 마을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고 것.

이어 김 추진위원장은 "도시민들이 농촌관광을 나서는 것은 경관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놀거리를 찾기 위함"이라며 "마을의 자원을 이용한 특별한 놀(체험)거리를 만들어 즐거움을 주라"고 제언했다.

▲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도시민들에게 특별한 체험거리로 즐거움을 주고 농촌의 인정으로 대하면 그로 인해 파생되는 홍보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여기에 마을의 주요작목을 활용한 체험행사, 먹거리 등을 개발,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에 농촌관광의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바닷가 마을인 다랭이마을에서는 미역이 많이 생산된다. 하지만 마을을 찾는 도시민들에게 그냥 싸게 내놓았더니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더란다. 새로운 판매전략을 세웠다. 다랭이마을을 찾는 도시민은 하루 세끼중 한끼는 미역으로 만든 음식을 먹어야 한다. 특히 전날 저녁 술이라도 한잔 걸치고 난 다음날 아침 조개를 넣고 끓인 미역국은 해장에 그만이라고. 그 미역국을 먹어본 사람들은 다랭이마을의 미역을 다시 찾게 된단다.

또 한가지. 손님들이 찾는다고 바로바로 조달해 주면 안된다는 것이 김 추진위원장이 조언이다.

▲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김주성 추진위원장은 "미역을 찾는 사람들에게 모두 바로바로 판매를 하면 귀한 것을 모른다"며 "제품이 다 떨어져서 내년에 사라고 하면 대부분 이듬해 1월에 반드시 전화 온다"고 남다른 판매 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현재 다랭이마을 미역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미역은 아니지만 2년후에 반드시 따라잡을 자신이 있다"고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농산물 판매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들이 판매하고자 하는 농산물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마을 주민들이 한목소리로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김 추진위원장은 "마늘의 경우 효능이 무엇이며 다랭이마을에서 나온 마늘의 특징, 더 좋은 이유 등을 상세히 설명할 수 있으되 마을주민이 같은 내용으로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가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판매자와 상품에 대한 믿음을 최우선으로 한다"며 "이러한 믿음이 있을 때 조금 비싸도 해당상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제대로 농사 지어서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제 값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이어 "도시민들은 매일 치열한 경쟁 속에 내몰려 여유가 없고 깍쟁이처럼 행동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여리고 감동도 잘 한다"며 "우리는 그들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좀더 넉넉한 마음을 갖고 있으므로 우리가 베풀면 그들의 몸은 잠시 마을을 다녀간 것 뿐이지만 혼은 우리 마을에 남게 된다"고.

▲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김 추진위원장은 "사람이든 음식이든 체험거리든 이 세가지 중 하나만으로도 도시민들의 혼을 빼 놓을 수 있다"며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삶 자체가 큰 축복이고 이를 우리 농촌사람들은 누리고 있으니 '불쌍한' 도시민들에게 우리의 마음을 나눠준다고 생각하면 어려울 것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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