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글로벌아카데미] 고혈압의 적은 단음식? 새우는 콜레스테롤의 왕이라 안좋다? NO!

건강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방송을 통해 ‘몸에 좋은 음식’으로 소개된 식품에 대한 맹신은 특히 위험하다.

다수의 방송 출연 경험이 있는 이미숙 건강한식단 대표(前서울여자대학교 식품과학부 초빙교수)는 “짧은 시간 안에 전달해야 하는 방송 특성상 누구에게나 좋은 음식처럼 소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좋은 음식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몸에 좋은 음식은 뭐가 있을까?

국제자유도시 위상에 걸맞는 글로벌 의식을 함양을 위한 교육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서귀포시가 주최하는 서귀포시글로벌아카데미. 그 스무번째 강연 강사로 이미숙 건강한 식단 대표가 초빙됐다.

▲ 이미숙 건강한식단 대표가 스무 번째 '서귀포시글로벌아카데미' 강연자로 나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강상식을 설파하고 있다. ⓒ이미리 기자

이미숙 대표는 서울의대 암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역임하면서 KBS TV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SBS TV '잘먹고 잘사는 법‘, MBC TV '정보토크 팔방미인’, EBS TV '미래의 조건‘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며 건강한 식단의 전도사 역할을 자청하고 있다.

이미숙 대표는 건강한 식생활을 하기 위해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몸에 좋다고 소문난 음식들을 매일 먹는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건강이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식단의 비밀은 ‘똑똑한 선택’에 있다.

“등푸른 생선이 몸에 좋다고 소문 났잖아요. 이게 누구에게나 좋을까요? 아니에요. 고등어, 꽁치, 삼치 같은 등푸른생선은 기름이 많죠. 오메가-3라는 지방이 암 예방과 어린이 두뇌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소문이 나서 많이들 드세요. 하지만 관절염 중에서도 통풍성 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절대 먹어선 안되는 음식이에요. 멸치도 마찬가지예요. 칼슘 함유량이 높아 뼈에 좋다고 소문나 있지만 통풍성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성분도 다량 포함돼 있어서 주의해야 해요.”

즉 좋은 음식도 ‘누가 먹는가’에 따라 ‘선택’이 필요하다. ‘TIME'지가 선정한 세계의 건강식품에 선정된 음식들이라도 모두에게 좋은 음식이 될 수는 없다. 연령, 건강상태, 활동정도에 따라 필요한 음식이 따로 있다.

▲ 좋은 음식이라도 누가 어떤 상황에서 먹느냐에 따라 선택을 달리 해야 한다. 좋다고 소문난 음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많이 먹는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이미리 기자

그런데 매 끼니를 챙길 때마다 일일이 성분을 분석하고 따지는 것은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이 대표는 바른 식습관의 기본 중의 기본인 ‘골고루 먹기’가 가장 간편한 웰빙 식습관이라고 강조한다.

“골고루 먹는 것이 제일이예요. 왜냐하면 세상에 완벽한 식품은 없거든요. 동물성 식품을 많이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고 언론 등을 통해 소개돼 있어요. 때문에 가정내 식탁이 풀밭으로 변하면서 이를 ‘웰빙’한다고 말하죠. 하지만 골고루 먹지 않으면 웰빙이 아닙니다. 기름기 많은 고기가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정량의 동물성 단백질의 섭최는 필요합니다.”

그 어떤 소문난 몸에 좋은 식품이라도 ‘다다익선’은 통하지 않는다.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돼 있어 항암 효과가 있어 귤, 당근을 많이 먹으라고 하지만 이 역시 옳지 않다.

▲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라도 타우린 함량이 포함된 음식은 먹어도 무방하다. 새우가 대표적인 예다. ⓒ이미리 기자
“항암 효과를 볼 수 있는 귤, 당근을 많이 먹으라고 합니다. 식품은 상관없지만 정제된 약을 통해 지나치게 많은 양을 먹으면 오히려 암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귤 많이 먹으면 얼굴이 노래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베타카로틴 과잉증입니다. 이를 약으로 먹었을 때는 피부 색소침착 뿐 아니라 암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흔히 우리가 좋다고 알고 있던 많은 식품들에 대한 오해도 많다는 것이 이 교수의 지적이다. 특히 스태미너에 좋다고 알려진 장어가 대표적인 예이다.

“장어가 스태미너에 좋다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된 걸까요? 이는 심리적인 효과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장어의 성분을 분석해보니 콜레스테롤이 정말 많았어요.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적으면 남성호르몬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사람이 이를 먹으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미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적이거나 높은 사람이 이를 먹는다면 효과가 없을뿐더러 질병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 중 하나인 뇌혈관질환(뇌출혈, 뇌경색 등)은 콜레스테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이 대중화되면서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함께 현대질병의 하나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식품인 계란, 새우 등을 배척하는 것으로 건강을 지키고자 한다. 특히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들은 콜레스테롤은 절대 금기시 한다. 하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라고 이 대표는 꼬집는다.

“고지혈증에는 콜레스테롤혈증과 중성지질혈증으로 분류돼요. 콜레스테롤혈증은 콜레스테롤이 문제가 되고 중성지질혈증의 경우는 탄수화물이 문제가 됩니다. 즉, 고지혈증이라고 해서 콜레스테롤 수치만 신경써서는 안된다는 거죠.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탄수화물 과잉 상태입니다. 밥, 국수, 빵, 과자 등 한국인의 식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죠. 때문에 탄수화물 식단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야 합니다. 콜레스테롤에 대해서는 매스컴의 영향으로 이미 많은 경각심을 갖고 있고 또 타우린 콜레스테롤 수치가 우려되는 식품 섭취시 타우린 함량도 많은 식품을 먹으면 서로 상쇄하는 효과를 발휘해 괜찮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혈압을 우려하면 짜게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역시 잘못된 오해다. 고혈압은 ‘나트륨’을 제압해야 하는 질병으로 이는 ‘짜게 먹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한다.

“나트륨이 소금, 장, 소스류에 들어 있기는 하나 거기에만 들어있는 것은 아닙니다. 염장된 어류, 채소, 장아찌, 김치를 통해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죠. 특히 맛을 내려고 넣는 화학조미료(MSG)에도 짠맛은 안 나지만 나트륨 함량이 높습니다. 때문에 짜게 먹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 국물류와 절임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식습관에 변화가 필요하다. ⓒ이미리 기자

이 외에도 한국인들의 식습관에 변화가 필요하다. 국물류와 절임음식을 좋아하고 밑반찬이 많은 한국인의 식단이 변화해야 한다.

“짜게 먹지 말라고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나트륨이 많은 지를 알아야 해요. 이를 위해선 국물요리와 밑반찬을 줄여야 합니다. 특히 한국인의 기대염도는 너무 높습니다. 고등어를 먹는 가장 나쁜 방법은 고등어 자반이에요.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짠맛 대신 레몬즙을 넣거나 고추냉이, 겨자, 와사비를 사용한 신맛 매운맛으로 입맛의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과정이 건강에도 좋고 입맛에도 맞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방법입니다.”

당뇨병 환자를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당뇨병에서 중요한 것은 혈당지수예요. 이는 음식의 단맛과 비례하지 않습니다. 단 음식이지만 그 안에 식이섬유소가 많으면 먹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달진 않아도 탄수화물이 들어가 있으면 많이 섭취하는 것은 안 좋습니다. 식품 중에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을수록 혈당 지수가 높아지거든요.”

예를 들어 고구마가 감자보다 달지만 감자가 혈당을 더 높이는 식이다. 고구마에는 식이섬유소가 충분히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 언론을 통해 유포된 건강상식을 절대 맹신해선 안된다. ⓒ이미리 기자

이 외에도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건강상식은 굉장히 많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음식 선택의 기준이 맛에만 치우쳐 있었다면 이번 강의를 계기로 앞으로 건강을 만족시키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맛과 건강을 모두 충족시키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서귀포시민들이 신경을 쓴다면 모두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식생활과 관련한 궁금한 점은 이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www.dietnote.co.kr로 문의할 수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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