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은 시청 담당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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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은 지금 22] 중문 오일장에서 전선에 걸려 발 묶인 유세트럭

중문 오일장 13일은 중문에 오일장이 서는 날이다. 이날 현장에서 유세를 마치고 돌아오던 도중, 트럭의 꼭대기가 전선에 닿는 사고가 발생했다. ⓒ 장태욱

13일은 김태환 제주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되어 소환투표운동을 시작한 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다.

주민소환운동본부 서귀포 연락사무소 내부의 사정으로 서귀포시에 배당된 유세트럭을 이날 하루 동안 강정마을 주민들이 운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도내 지역을 구애받지 않고 투표유세를 할 수 있는 소환운동본부 유세차는 강정마을 정경보씨가 운전하고, 서귀포 여성회 준비위에서 활동하는 이은화씨가 차에 동승해서 연설을 맡기로 했다.

오전부터 말복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며칠째 비오는 날씨가 지속되었기 때문에 서귀포시에 속한 농촌마을에는 오전 내내 거리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주민 대부분이 비로 인해 미루어 놓았던 농사일을 하러 귤농원으로 나가고 없던 것.

강동균 회장은 오전 내내 8월 26일에 소환투표가 실시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유세차를 타고 남원읍 구석구석을 누볐다. 농사일로 바쁜 주민들을 고려해 오전에는 연설을 하지 않고 방송으로 홍보활동만 했다.

본격적인 유세는 오후 3시를 넘겨서 시작했는데, 마을 주민들이 모인 곳만 가면 어김없이 유세차를 세우고 투표참여를 호소했다.

강동균 회장을 태운 유세차가 서귀포 동부지역에서 투표운동에 열을 올리는 사이, 연설원 이은화씨를 태운 차는 서귀포 서부지역 구석을 누볐다. 오전 내내 도순마을과 하원마을의 골목을 누볐고, 오후 3시부터는 예례동에서 행인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연설을 시작했다. 이은화씨는 예례동 동사무소 앞과 노인복지회관 앞에 차를 세우고 행인들에게 "독선적인 김태환 지사를 소환하는 데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중문 오일장에서 갑자기 벌어진 사고

늘어진 전선 매듭이 풀린 전선이 늘어져 통행에 지장을 초래했다. ⓒ 장태욱

예래동에서의 유세를 정리한 이은화씨 일행은 중문으로 향했다. 중문 오일장이 서는 날이기 때문이다. 연설원 이은화씨는 오일장에 차를 주차시킨 상태에서 상인들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30여 분간 주민소환운동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은화씨 일행은 이날 중문오일장 유세를 마치고 나면, 서귀포시 동홍동 주공아파트 단지에서 저녁 홍보유세를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중문 오일장 유세를 마치고 나서려는데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났다.

유세차 꼭대기가 주차장 위를 지나는 전선에 걸려 가로등 꼭대기에 묶어놓은 전선의 매듭이 풀린 것이다. 이로 인해 차들이 주차장을 출입하는 데 지장을 초래했다.

놀란 정경보씨가 한국전력 서귀포지사에 연락을 했는데, 한전에서는 서귀포시청 소관이니 시청에 연락하라고 답했다. 정경보씨가 다시 시청으로 연락을 하자, 오일장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나와서는 '이런 일은 원인 제공자가 해결을 해야 하니, 스스로 한전에 연락해서 해결하라'며 현장에서 일이 마무리되기만을 지켜봤다.

전선 수리 늘어진 전선을 수습한 것도 강정마을 주민이다. ⓒ 장태욱

정경보씨와 이은화씨는 다시 한전에 연락한 것은 물론이고 지인들 중 전기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을 호소했다. 이후 유세 일정이 잡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오일장 주차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도움의 손길이 도착하기만 기다렸다.

결국 현장에 도착해서 일을 마무리한 것은 강정마을 주민 윤관숙씨와 윤씨의 동료였다. 이들이 사다리를 타고 전선이 묶여있던 가로등 꼭대기에 오르는 것을 보자 담당공무원은 '잘 마무리하라'고 말한 뒤 돌아갔다. 이 공무원이 돌아간 시간은 퇴근시간 무렵인 오후 5시 30분경이다.

그리고 오후 5시 40분경 한전 직원이 도착했다. 한전 직원은 도착하자마자 한 마디를 보탰다.

"이런 일은 시청 담당이라니까요!"

자기 업무 주민에게 떠미는 공무원과 시청  

한전 트럭 한전 직원이 현장에 왔지을 때는 일이 거의 수습된 상황이었다. ⓒ 장태욱

정경보씨는 결국 동홍동 주공아파트 유세를 잠시 보류하고 유세차를 몰아 서귀포시 연락사무소로 향했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전선이 풀려 민원을 제기했더니 '알아서 해결하라'며 감시의 눈길만 보내는 공직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곳을 '특별자치도'라고 불러도 되는 것인지 되묻고 싶었다.

덧붙이는 글 | 공직자의 태도만을 다루려 했기 때문에, 전기 시설의 안전에 대한 문제는 기사에서 제외했습니다. 하지만 서귀포시장님이나 시청에 책임있는 지위에 있는 분 중 한 분 만이라도 전문가들 데리고 현장을 가서 전선의 상황들을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안전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을 겁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제주의소리>

<장태욱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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