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귀포시 슬로관광도시육성팀 슬로상품개발담당 강명균

▲ 서귀포시 슬로관광도시육성팀 슬로상품개발담당 강명균 ⓒ제주의소리
네덜란드 소도시 나이메헨. 이 곳에서는 매년 7월 셋째 주에 4일 동안 국제 걷기대회가 열린다.

나에게 이 행사에 참석할 기회가 주어졌다. 4일 동안 매일 30㎞씩 120㎞를 걸었다. 제일 작은 코스다. 하루 소요 시간은 7~8시간이다. 긴 다리를 가진 코큰 양반들과 같이 걷는 것이라 버거웠지만, 다른 종목인 4~50㎞코스를 걷는 强者들이 있고, 연호하는 시민들 속을 개선장군이 되어 걷는 것이 싫지 않아 내색하지 않았다.

이 대회의 공식명칭은 The 93th Nijmegen Four-Days Marches(제93회 네덜란드 나이메헨 국제 걷기대회)다. 세계 60개국 45,000여명이 참가했고 대부분 유럽인, 아메리카인이고 동양인은 별로 안 보였다.

나이메헨의 인구는 15만이다. 우리시와 비슷하다. 이런 조그만 도시가 4일 동안은 들썩거림 그 자체였다.

나흘간 코스를 바꾸며 11개 마을을 지났다. 해뜨기 전부터 오후까지 걷는 형형색색의 인파 행렬, 인도에 늘어서서 환영하는 사람들, 지나는 마을마다 치러지는 민속잔치, 청년들의 외침, 관현악단과 앰프음악, 계속 흔들어대는 아가씨의 몸놀림과 어르신들의 박수소리, 바구니에 사탕·과일조각 등을 담아와 내미는 꼬마들 …. 마을마다 음악과 서커스, 연극 등 40여개의 공연이 펼쳐졌다.

자료에 의하면, 나이메헨의 음식점 등이 나흘간 거둔 순수입은 40여억원으로 1년치 수입의 절반이란다. 이 대회 스폰서로 신청한 100여개 업체 중에 10개 업체를 선정하는데 애를 먹는다고 한다.

93년전 군대의 행진으로 시작된 이 대회는 편도 2차선 이상의 포장도로를 걷는다. 상시 걷는 트레킹코스인 ‘제주올레’와는 사뭇 다르다.

올레코스는 바다길, 산·숲길, 돌담길, 과수원·밭길, 모래사장·조약돌길, 빌레·기정길 등 자연에 취해서 ‘놀멍 쉬멍 걷는 길’이면, 나이메헨코스는 ‘대단위 군중 속을 잰 걸음으로 앞만 보고 경쟁하며 걷는 길’이었다.

이번 경험은 이런 것들을 비교 분석하면서 제주올레가 세계인이 사랑하는 걷기 코스가 되고, 이를 계기로 우리시가 세계 중심이 되어 소시민이 잘사는 지역을 만드는데 밀알이 되도록 노력하련다. / 서귀포시 슬로관광도시육성팀 슬로상품개발담당  강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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